지방의 기업소 및 생산현장에서 사용될 자동화, 컴퓨터화 업무를 담당할 ‘전자업무연구소’는 2008년 12월 자강도에 처음 설치되었다. 생산활동의 디지털화 작업을 수행하는 단위가 중앙에서 지방으로 확산되는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08년 12월 16일 김정일 위원장이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를 현지지도할 때 김정은 위원장이 수행했다고 되어 있다. 이는 후계자 수업을 받은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김정은 위원장, 2008년 12월부터 김정일 현지지도 동행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사실이 공표된 것은 2010년 9월에 개최된 3차 로동당대표자회 즈음이었다. 2008년 하반기에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서둘러 후계자를 내정했다는 것이 당시의 해석이었다. 2009년 중반에 들어서면서 ‘김정운’이라는 이름으로 후계자가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돌다가 2010년에 ‘김정은’이라는 제대로 된 이름이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위원장이 2011년 12월에 사망하였으므로 대략 2~3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2010년 이전 행적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2008년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 동행한 사실이 가장 먼저 알려진 것은 2010년 12월 자강도 현지지도에 대한 신문 기사와 함께 공개된 사진 때문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희천련하기계종합공장’과 ‘희천청년전기련합기업소’, ‘희천발전소건설장' 등을 현지지도하였는데, 희천청년전기련합기업소에서 찍은 사진 뒷편에는 2008년 12월 20일에 그곳을 현지지도했다는 현판이 붙어 있었다.1) 군수 과학기술을 활용한 경제발전 전략과 관련북한은 1960년대 중반부터 군수 부문을 일반 민수 부문에서 분리하여 특별 관리하였다. 군수 부문에는 자원이나 자금은 물론 우수한 인력까지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자체적으로 국방력을 갖추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990년대 경제난 국면에서도 군수 부문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어서 가동상태를 유지한 곳이 많았다고 한다.2010년대 후반, 전 세계 5~10개 국가만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의 무기인 SLBM과 ICBM을 북한이 만들어 시험발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던 경제난을 끝내고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수립하던 2000년대 초반, 김정일 위원장은 ‘국방공업 우선, 농업-경공업 우선’ 전략을 제시하였다. 군수 부문에서 보유하고 있던 앞선 기술과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하여 민수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자강도는 군수 공업 부문이 집중 배치된 지역이었으므로 이 지역의 현지지도를 김정은 위원장이 동행했다는 것을 공개한 이유는 국방공업 우선 전략을 적극 계승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인 듯하다. 게다가 희천련하기계종합공장은 북한이 자랑하는 첨단기술인 CNC기술을 보유한 핵심 공장이었다. 이를 확대 생산하고 전국으로 보급하여 생산현장의 현대화, 자동화, CNC화를 적극 추진하는 현장을 함께 점검하러 갔던 것이다.2008년 12월 16일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 현지지도도 동행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지위에 오른 해(2012)의 12월에 출간된 ‘회상실기 《선군혁명령도를 이어가시며》 제1권’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행적이 공개되었다. 2008년 12월 16일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에 김정일 위원장과 동행한 일을 당시 자강도당 책임비서였던 박도춘이 회상한 글이 실렸다.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는 최초의 전자업무연구소였다. 현판에 현지지도한 날짜만 공개된 이전 보도와 달리,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프로그람개발에서 나서는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였다.2) 또한 평안북도에도 전자업무연구소를 건물을 신축하여 확장하라는 지시를 하였다.3) 전자업무연구소는 도 단위를 넘어 시/군까지 확대 설치되었다. 이 당시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에 대한 현지지도 표식비는 2015년에 만들어졌다.4) 프로그램 개발에서 하드웨어 제작까지 임무 확대련하기계공장이나 희천전기련합기업소처럼 이전부터 있었던 공장/기업소들과 달리, 전자업무연구소는 최근에 새롭게 생긴 곳이었다. “정보산업을 빨리 발전시키고 인민경제의 모든 부문을 정보화”하는 일을 맡기 위한 신생 조직이었다.5) 좀 더 구체적으로는 생산현장의 경영활동, 과학기술활동, 그리고 생산공정의 콤퓨터화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주된 임무가 부여되었다.6)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하드웨어 제작도 직접 담당하는 방향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했다.7) 생산과 과학기술, 교육의 일체화를 추구하는 북한 과학기술 및 경제발전 전략의 특색에 따라 연관된 업무 영역을 조금씩 확장했던 것이다. 2017년 평안남도 온천군 전자업무연구소에서 ‘휴대용수자식염도측정기’를 만든 것이나 코로나 국면에서 함경북도 전자업무연구소가 ‘소독수 제조기’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8) 정보산업 시대 전국적인 정보화 확산이 목적전자업무연구소 설치에 대한 근거로 『로동신문』에서는 1999년 즈음 김정일의 지시를 거론하였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나라의 정보기술을 급속히 발전시키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을 제한된 범위가 아니라 전국적 범위에서 광범히 진행하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9) 평양 혹은 국가 중심의 제한된 시행이 아니라 전국의 도/시/군 수준에서 정보화 사업을 확산시키라는 지시였다. 이를 위한 행정 지원 조직으로 전자업무연구소가 설치되었던 것이다. 1999년 지시 이후 전자업무연구소는 시범적으로 자강도와 평안북도에 마련되어 운영되다가 2008년에 자강도부터 새로운 건물을 지어 확대 강화하였다.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는 장자강기슭에 천수백㎡의 연건축면적으로 지어졌고 평안북도 전자업무연구소는 2011년에 3층 규모의 새 건물로 이전했다고 한다.10)김정일 위원장은 2001년 3월에 21세기가 정보산업의 발달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시대가 된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11) 컴퓨터에 의해 사람의 노동을 대신할 수 있게 되어 육체노동 못지않게 정신노동이 중요해졌다고 역설하였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어렵고 힘든 노동에서 사람들이 해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1960년대 정립된 북한식 ‘기술혁명론’의 핵심인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어렵고 힘든 노동에서 인간을 해방할 수 있다는 논리로 컴퓨터가 가져올 변화를 지적하였던 것이다. 북한은 인민경제의 변화 방향을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라고 1970년대에 정리하였는데, 2016년 7차 당대회에서는 정보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정보화’라고 규정하면서 기존의 3가지 특징에 추가하였다. 이는 컴퓨터를 적극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화, 무인화를 지향하는 것이었다.12) 전국 도/시/군에 전자업무연구소 설치, 도정보화관리국에서 관리건설과정에서 ‘도체신관리국’과 ‘도전신전화국’의 일군과 종업원들이 자재를 자체적으로 마련하면서 건설사업을 추진하였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보아, 전자업무연구소는 2008년 당시만 하더라도 행정적으로 이곳과 연결되어 있었던 듯하다.13)이후 이들의 업무가 정규화됨에 따라 ‘도정보화관리국’이 새롭게 생겨 그 산하에 전자업무연구소가 들어가는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14) ‘도정보화관리국’은 2015년에 가서야 언론에 등장한 것으로 보아 2009년에서 2014년 사이에 새롭게 설치된 조직이다.15)군 단위 전자업무연구소가 처음 언급된 곳은 2010년 기사에 등장한 함경남도 흥원군이었고, 시 단위로는 처음 언급된 곳은 2015년 기사의 라선시였다.16) 2017년 기사에는 남포시 천리마구역과 대안구역, 강서구역에도 구역 차원의 전자업무연구소가 처음으로 거론되었다.17)아래와 같이, 자강도와 평안북도 전자업무연구소에서 만들었다고 소개한 초창기 프로그램 및 성과들의 이름만 살펴보아도 그들의 업무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2008년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 강계닭공장 경영업무체계프로그람 《명당》• 희천공작기계종합공장 경영업무체계프로그람 《봉화》18)2009년 평안북도 전자업무연구소• 도송배전부의 전력계통운영체계의 컴퓨터화• 금진강구창발전소의 발전소집중감시체계콤퓨터화• 광포오리공장의 경영업무지원체계콤퓨터화• 함흥세멘트공장 수직로측정감시체계의 컴퓨터화• 흥남구두공장의 신발사출설비콤퓨터화• 함흥종합식료공장 공정감시체계콤퓨터화• 정평군농기계작업소의 유도로조종체계콤퓨터화• 함주군장공장의 컴퓨터화19)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생산 자동화 및 업무 효율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였던 것이다. 2018년 정보기술 부문 기술고급중학교 신설2012년 9월 북한은 학제 개편을 비롯하여 교육 제도의 개혁을 추구하였다. 의무교육제를 11년에서 12년으로 1년 늘였으며 ‘기술고급중학교’라는 새로운 학종을 만들기로 하였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특수교육을 시키는 기술 중심의 직업학교을 새로 설치한다는 결정이었다.기술고급중학교가 특화한 부문은 2017년 첫 번째 기술학교가 개교할 때까지는 ‘금속, 석탄, 전기, 화학, 농산, 축산, 과수, 수산’ 8개였다. 하지만 2018년에 들어서면서 ‘정보기술부문' 기술고급중학교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원래는 ‘광업, 기계공업, 잠업’ 3개 부문의 기술고급중학교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정보기술고급중학교 설치는 전자업무연구소와 연관아마도 이러한 계획 변경 사정에는 전자업무연구소의 확대 강화 정책이 있었을 듯하다. 2018년은 전자업무연구소에 대한 첫 현지지도 10주년이 되는 해였기에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다가 기술고급중학교 설치 계획을 급변경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생산현장의 정보화’ 정책을 이어받았다는 메시지를 만든 2008년 자강도 전자업무연구소의 의미를 되새기다가 인력양성체계까지 바꾸었던 것이다.다른 부문과 달리 정보기술부문 기술고급중학교는 지역을 특정하지 않고 전국 시/군 모든 단위에 설치한다고 한다. 전국 도/시/군 단위에서 정보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 전자업무연구소이므로 정보기술부문 기술고급중학교는 이곳의 업무와 연결시켜 설치되고 있는 듯하다. 즉 전자업무연구소를 거점으로 혁신체제의 전국화, 지방화를 가속시키기 위한 인력양성 체계로 정보기술부문 기술고급중학교가 전폭적으로 설치, 운영되는 흐름이다. 북한 경제 상황의 변화가 또 한 번 급물살을 탈 듯하다.------------------------------------------------------------1)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표본공장으로 전변된 희천련하기계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 『로동신문』 2010.12.22;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희천청년전기련합기업소와 희천발전소건설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 『로동신문』 2010.12.23; 김치관, “정성장 "김정은 2008년 12월 20일 희천전기 현지지도"-북통신 사진속 현판으로 확인돼.. "9.28 전부터 김정일 보좌"”, 『통일뉴스』 2010.12.24 (http://www.tongilnews.com) 2) “원수님의 위인상 담은 첫 회상실기도서 : 내각총리 등의 체험담 수록”, 『조선신보』 2012.12.14. 3) “나라의 정보기술발전에 이바지해가는 청춘집단 : 평안북도전자업무연구소 일군들과 종업원들” 『로동신문』 2019.11.21. 4) “천출위인들의 현지지도표식비 여러 단위에 건립”, 『로동신문』 2015.09.09. 5) 김선일, “ 락원에로의 길을 열어제낀 자강도사람들 위대한 장군님께서 다녀가신 강계시안의 여러 단위들”, 『천리마』 2009년 7호. 6) “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리고있는 자강도사람들 -경애하는 장군님의 현지지도를 받은 강계시안의 여러 단위들에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하여 질풍같이”, 『로동신문』 2009.02.10. 7) “정보화실현의 앞장에 선 집단 : 자강도전자업무연구소에서”, 『로동신문』 2020.03.13. 8) “시대의 숨결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며 : 남포시정보화관리국의 일군들과 연구사들”, 『민주조선』 2017.10.27; “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을 철저히 막자 항시적인 긴장성을 유지하며 방역사업 계속 강화 : 각지에서”, 『로동신문』 2020.03.15. 9) “나라의 정보기술발전에 이바지해가는 청춘집단 : 평안북도전자업무연구소 일군들과 종업원들” 『로동신문』 2019.11.21. 10) “전자업무연구소를 훌륭히 건설”, 『로동신문』 2012.01.30. 11) “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리고있는 자강도사람들 -경애하는 장군님의 현지지도를 받은 강계시안의 여러 단위들에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하여 질풍같이”, 『로동신문』 2009.02.10.; 김정일, “세 시기, 21세기는 정보산업의 시대이다(2001년 3월 11일)”, 『김정일선집』 15권 (조선로동당출판사, 2005), 110-117쪽. 12) 김정은, “제7차 당대회에서 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 『로동신문』 2016.05.08. 13) “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리고있는 자강도사람들 -경애하는 장군님의 현지지도를 받은 강계시안의 여러 단위들에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하여 질풍같이”, 『로동신문』 2009.02.10. 14) “ 온 나라에 체육열풍을 일으켜 당의 체육강국건설구상을 빛나게 실현하자높아지는 집단의 위력 : 황해남도 정보화관리국에서”, 『민주조선』 2017.01.10. 15) “라선시피해복구사업을 적극 지원-평안남도에서”, 『민주조선』 2015.09.27. 16) “ 모든것을 인민생활향상을 위하여! 과학과 기술을 보검으로 틀어쥐고 자체의 힘으로 현대화를 다그쳐: 홍원군에서”, 『로동신문』 2010.07.20; “ 온 사회에 차넘치는 고상한 정신과 미덕의 향기 이런 미더운 청년전위들이 청년강국의 주인공들이다 : 제2차 전국청년미풍선구자대회이후 청년동맹일군들과 청년학생들속에서 발휘된 소행”, 『로동신문』 2015.08.13. 17) “가치있는 프로그람들을 개발하여 : 남포시 천리마구역전자업무연구소에서”, 『민주조선』 2017.09.12. 18)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강계시의 여러 단위들을 현지지도하시였다”, 『로동신문』 2008.12.17. 19) “가치있는 연구성과들을 적극 도입 : 함경남도전자업무연구소에서”, 『민주조선』 2009.08.30.
북한은 1992년 처음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이후 바둑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면서 2000년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 컴퓨터학부에 인공지능 강좌를 개설했고, 대학생들에게 인공지능 과학의 원리와 방법을 인식시켜 응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 교재를 만들었다. 2002년에는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을 국가규격으로 만들었다. 이 글에서는 2000년대 초반 북한이 인식하는 인공지능의 개념과 범위를 알아본다.1. 북한의 인공지능 개념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일반적으로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 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 능력 등을 컴퓨터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로,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 행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이 가지는 학습, 추리, 적응, 논증 기능을 갖춘 시스템이다.1)북한은 인공지능의 개념을 추리(추론), 학습과 같이 일반적으로 인간의 지능과 관련된 기능들을 수행하기 위한 모형과 체계를 취급하는 경제과학 분야로서 보통 컴퓨터와 과학의 한 분야인, 즉 기능 단위 능력으로 규정하고 있다.2)인공지능에 대해 남북한은 인간의 학습 및 추론 등의 지각능력을 컴퓨터가 대신한다는 데는 서로 공통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해 능력의 단순성을 넘어 보이지 않는 가상의 형태와 체계라는 구조를 제기하고, 경제과학의 기능 단위로 설정하여 인공지능의 범주를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보다 세부적이라고 볼수 있다. 이에 비해 남한은 이 범주를 인공지능 기술로 규정하고 있다.3)북한이 인식하는 인공지능의 개념을 구체화하면, ①객관적인 환경에 대한 배경지식, ②습득한 지식에 대한 분석·선택·귀납·종합 지식, ③문제해결에 필요한 전략·결심채택 및 예측에 대한 지식, ④문제 자체에 포함된 전문지식이다. 북한은 컴퓨터가 이러한 4가지 지식에 기반해 문제해결 능력을 가지면 이 체계는 지능을 가졌다고 정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컴퓨터체계가 학습능력을 가지고 어떤 대상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정확한 결론이나 필요한 안을 제기하고, 이용할 수단과 방법(학습, 발견, 추리, 결심채택)이 사람과 유사하며, 인간의 지능 활동 과정을 모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이론 및 방법을 연구하는 과학이 인공지능이라고 북한은 규정하고 있다.4)2. 남한 인공지능 개념북한이 인공지능을 경제과학의 분야로 본다면, 남한은 북한과 달리 인공지능을 기술의 범주로 규정하고 있다.5) 인공지능 기술 분류는 3대 중분류와 9개의 소분류로 구분되는데, 3대 중분류는 학습지능, 단일지능, 복합지능으로 각각의 개념 안에 다시 세분화된다([표 1] 참고).[표 1] 남한의 인공지능 기술 분류체계대분류중분류소분류기술 정의인공지능학습지능머신러닝지식/기능/판단 등 데이터분석, 시행착오, 기존지식 활용 등을 통한 학습기술추론/지식표현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지식 표현 및 기존 지식으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추론하는 기술단일지능언어지능인간의 언어인지 기능을 모사해 텍스트 및 대화체 문장을 분석, 이해, 생성하는 기술시각지능영상에서 사물 위치와 내용(속성)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행동(사건, 원인)을 이해하는 기술청각지능인간의 청각기능을 모사해 음향, 음성 등 소리를 인식, 분석, 이해, 표현하는 기술복합지능행동/소셜지능공간을 인지하고 움직임을 제어하며 사회적 협업 가능한 지능상황/감정이해주변환경, 상황, 맥락, 인간의 감정 등을 다양한 센싱 정보로부터 인식, 분석, 이해하는 기술지능형에이전트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범용 인공지능인간이 할 수 있는 어떠한 지적 업무도 수행 가능한 인공지능3. 북한의 인공지능 연구목표김책공업종합대학은 1999년에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전문가체계 원리와 그 응용』교재를 처음 만들었고, 2000년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이, 2003년에는 교육위원회가 『인공지능』교재를 각각 발행했다. 2007년과 2008년에도 김책공업종합대학이 『인공지능』교재를 만들고, 2012년에는 고등교육성이 모든 대학에서 사용할 『인공지능』종합교재를 출판했다.6) 6차례나 인공지능 교재를 만들 정도로 북한이 인공지능 교육에 관심을 둔 것이다. 김책공업종합대학이 2007년에 만든 『인공지능』교재에서 북한은 인공지능의 연구목표를 단기와 장기로 정하고 있다. 단기 목표는 컴퓨터가 어떻게 인간의 지능을 가질 수 있게 하겠느냐 연구이며, 장기 목표는 컴퓨터가 인간의 고급한 사유과정과 지능 활동을 모의 있게 하여 완성된 지능 기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현실 환경에서 인간의 사유 활동을 고효율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북한은 인공지능의 연구 분야를 ①인간인식의 이해, ②지능 자동화, ③지능 확장, ④고수준 지력, ⑤일반 문제 해결능력, ⑥자연스러운 대화 능력, ⑦자체결심 채택능력, ⑧학습능력, ⑨정보 기억능력의 9가지로 정하고 있다.이와 함께 북한은 인공지능의 응용 분야는 14가지로 정하고 있다. ①자연언어 이해, ②문제 해결, ③논리 추론과 기계 증명, ④자동 프로그램 설계, ⑤전문가 체계, ⑥기계 학습, ⑦인공신경망, ⑧지능 로봇, ⑨패턴 인식, ⑩컴퓨터 시각, ⑪지능 조종, ⑫지능 검색, ⑬지능 조직, ⑭체계와 언어도구이다.4. 인공지능 국가표준북한은 인공지능 분야의 국가표준을 2002년에 만들었으며, “인공지능 개념과 전문가체계”, “인공지능 음성인식과 합성”, “인공지능 기계학습”, “인공지능 신경망”의 4개 분야로 규정하고 있다. 인공지능 표준화는 기본적으로 ISO/IEC, 2382-28~34, IDT의 기준에 따르고 있다.가. 인공지능 개념과 전문가체계인공지능 개념과 전문가 체계는 ISO/IEC 2382-28:1995, IDT의 1993년 갱신판에 따르고 있으며, 일반용어(22개), 지식구조와 지식표현(37개), 추리와 문제풀이(34개), 전문가체계(16개)로 나뉘고 있다. 인공지능의 정의는 2가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위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①추리, 학습과 같이 인간의 지능과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모형과 체계 취급의 경제과학 분야로 보통 컴퓨터과학의 한 분과로 간주되며, ②추리, 학습과 같이 인간의 지능과 관련된 기능 수행하는 기능 단위의 능력이다.전문가체계는 인간이 축적한 전문지식에 기초하여 개발된 지식 데이터의 추론 기능에 의해 일정한 영역이나 응용분야의 문제해결 수단을 제공하는 지식기지체계로 설명하고 있다. 아래 [표 2]는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특징적인 용어 몇 가지에 대한 설명이다.[표 2] 북한의 인공지능 사용 용어 내용 용어내 용지식체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직화된 사실, 사건, 신념 및 규칙 모임 영역지식 및 전문지식의 특정한 분야 합성기능단위에 의한 인공적인 목소리, 본문, 음악 및 화면 생성 사실타당성이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실세계 또는 개념세계 실체에 관한 진술 신념실세계나 개념세계의 실체에 관한 진술로 타당성은 확실도에 의해 평가객체하나 혹은 여러 개 속성을 가진 물리적 혹은 개념적 실체구도단순 개념, 실체 또는 객체 클래스에 관한 지식을 그것의 가능한 사용법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표현하는 형식화패턴주어진 상황에서 한 실체 인식에 쓰이는 그 실체 특징과 그들 사이 호상관계 모임 계승계층구조를 가진 지식표현에서 부분 클래스가 상위 클래스 특성을 기정값으로 이어 받는 것프레임한 객체를 홈이라 불리는 전용칸막이 세포에 저장된 특징 모임과 연관 자료지향 지식표현 방법 홀객체이름, 턱으로 불리는 지정 속성, 값 및 다른 프레임으로 지시자와 같은 특징 보관에 쓰이는 프레임 요소 장면스크립트에 기초한 지식표현으로 상투적인 동작이나 사건 흐름동작스크립트에 기초한 지식표현 안에서 한 동작체에 의해 수행되는 조작 활성화한 규칙을 착화시키거나 어떤 프로그람 혹은 부분프로그람을 불러낼 수 있도록 만드는 조작 상태문제해결 어떤 단계에서 주어진 문제의 순간상태에 관한 서술계획작성요구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방식과 적용할 동작 순서를 사전에 결정하는 과정. 상담물음-응답형 대화방식 방조를 받으려는 사용자와 지식기지 사이 진행되는 직결식 호상작용나. 인공지능 음성인식과 합성음성인식은 ISO/IEC 2382-29:1999, IDT의 기준에 따르고 있으며, 일반 개념(44개)과 음성인식(29개), 음성합성(20개)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반 개념에서 소리는 청각 신경을 통해 수감(센싱)할 수 있는 공기나 매질의 진동이다. 음성은 후두에서 만들어져 입을 통해 나오는 소리이다. 소리와 음성 모두가 인간이 느낄수 있는 물리적인 측정에 기반한다고 북한은 설명하고 있다.다. 인공지능 기계학습기계학습은 ISO/IEC 2382-31:1997, IDT의 기준을 따르고 있으며, 일반개념(11개)과, 학습기술(19개), 학습전략(26개)으로 나뉜다. 학습은 생물학 체계 또는 자동 체계가 자기의 성능 개선에 이용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교를 얻어내는 과정이며, 기계학습은 한 기능 단위가 새로운 지식 및 기법을 얻어내거나 이미 습득한 지식이나 기법을 재조직하는 방법으로 자기의 성능을 개선하는 과정이다. 즉 기계학습은 본래의 상태를 목적에 따라 바꾸거나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라. 인공지능 신경망신경망은 ISO/IEC 2382-34:1999, IDT의 기준을 따르고 있으며, 일반 개념(10개)과 신경망과 구성요소(41개), 인접과 함수(21개)로 구분하고 있다. 인공신경망은 조절 가능한 연결 무게를 가지고 접속된 기초 처리 요소들의 망으로, 그 안의 매개 요소는 입력값에 비선형함수를 적용시킨 값을 만들어내면서 그것을 다른 요소들에 전달하거나 출력값으로 제시한다.인공지능에 사용되는 전체 용어 수는 330개이며, 이중 개념/전문가체계 분야는 109개, 음성인식/음성합성은 93개, 기계학습은 56개, 신경망 분야는 71개이다. 북한은 인공지능 국가표준의 작성에서 기본적으로 ISO/IEC 2832-28~34: 1995~1999, IDT의 기준을 따르는 것은 정보기술 분야에서 국제적인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추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5. 인공지능 바둑 ‘은별’서두에서 이야기하듯이 북한이 인공지능에 대한 첫 언급은 1992년이었으며, 그로부터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것은 바로 바둑이다.7) 조선콤퓨터센터는 1997년부터 바둑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프로그램 ‘은별’을 개발하였으며, 1년 뒤인 1998년 일본 과학기술융합진흥재단 주최의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첫 우승을 하여 2003~2009년까지 연속 우승컵을 받았다.8)조선중앙TV방송도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우수한 30여 개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에서 열린 제3차 컴퓨터바둑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이 우승을 쟁취했다”며 “국제 컴퓨터바둑대회에서 7차례나 패권을 쥐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보도했다.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은별 2010’은 2006년 버전의 알고리즘에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고 표본을 추출해 승률을 어림잡는 “몬테카를로”방식을 결합해 기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1) 네이버 국어사전.2) 교육위원회편, 『정보기술용어사전1.1』, (교육정보교류소, 2018년). 3) 정보통신기획평가원편, “인공지능 기술청사진 2030”, (정보통신기획평가원, 2019), 8쪽.4) 채혁기, 『인공지능』,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출판사, 2007년), 4쪽.5)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이 가진 사회·인지·계산의 3차원적인 지능을 벤치마킹하여 기술 진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며, 계산지능의 경우, 신기술의 발현과 개발 기술의 빠른 속도로 하여 현실 세계에서는 인간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우 강력하다는 것이 ‘알파고’를 통해 확인됨.6) 채혁기·김영일·리철민, 『인공지능 대학용』(3판), (평양: 고등교육도서출판사, 2012년).7) 『기계공학』, 1992년 1호. 8) 연합뉴스, 2009년 9월 4일.
김정은 위원장 집권기인 2012년 이후 북한은 금융 부문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은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발판으로 금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고, 정보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금융정보화가 주목 받고 있다. 북한은 금융정보화로 은행 등 금융회사의 업무를 전산화하고, 금융시스템 인프라 구축과 아울러 전자결제 등 금융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북한 금융정보화 기점 된 제3차 전국재정은행일꾼대회북한에서 김정은 시대의 금융 정책 방향성을 정립한 기점이 된 것은 2015년 12월 25년 만에 개최된 제3차 전국재정은행일군대회 였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 “재정은행사업에서 전환을 일으켜 강성국가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에서 재정은행사업의 개선•강화가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필수적 요구라고 주장하며 자체의 믿음직한 재정 원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이후 발표되는 북한 논문과 자료들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이때 금융 부문의 전면적인 정보화를 주문했으며 북한의 금융기관, IT기관, 기업들이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표 최근 발행된 금용정보화 관련 북한 논문들수록책자발행 호수논문 제목비고김일성종합대학학보 철학, 경제학64권 2호(2018)재정 은행 사업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것은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중요 요구북한식 금융IT64권 3호(2018)금융봉사정보체계 구축에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금융정보시스템 및 금융보안64권 4호(2018)현시기 상업은행의 기능과 그 운영을 개선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은행 금융정보화김일성종합대학학보 경제학65권 1호(2019)현대유럽보험시장의 구조와 그 동태사이버공격 보험65권 2호(2019)김정은 동지의 금융정보화에 관한 사상북한 금융정보화 전략65권 4호(2019)1:n망분리구조를 실현하는 실시간자료흐름체계의 한 가지 실행모형과 체계감시방법망분리 기술경제연구2019년 1호가상화폐의 출현과 그 영향가상화폐2019년 2호판매시점정보체계의 구조와 기능POS 시스템“금융업무의 컴퓨터화 실현이 중요”논문 “재정은행 사업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것은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중요 요구”는 북한의 금융, 은행 사업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1) 이 논문은 북한은 은행 부문에서 북한식 금융 업무의 컴퓨터화를 위해 1) 컴퓨터와 자동입출금장치(ATM) 등 장비 구비, 2) 국가금융정보망 구성, 3) 금융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4) 망(네트워크)보안 사업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또 다른 논문 “현시기 상업은행의 기능과 그 운영을 개선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있다.2)금융거래의 신속성, 정확성, 투명성, 편리성 추구결정적인 내용은 『김일성종합대학학보 경제학』 2019년 제65권 제2호에 수록된, 김정은 위원장의 금융정보화 방침을 해설한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논문 이전에는 금융을 주제로 한 논문의 한두 단락을 할애해 금융정보화를 설명하거나, IT 관련 논문에서 금융정보화 관련 기술을 소개하는 등 금융정보화가 부분적으로 다루어졌다. 이와 달리 이 논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시한 금융정보화 방침의 내용과 그에 대한 해석, 향후 북한이 추진해야 할 금융정보화 방향에 대한 상세한 설명 등 금융정보화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이 논문은 북한이 금융정보화를 추진하는 이유가 금융거래의 신속성, 정확성, 투명성, 편리성이라는 4가지 요건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화 추진으로 금융거래의 혁신과 효율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금융정보화는 국가적 차원의 중요 정책이 논문은 은행 업무의 전반적인 컴퓨터화, 무인화가 노동당이 내세운 중요한 정책 목표라고 밝혔다. 이 내용을 토대로 각종 문서와 아날로그 방식의 은행 업무 프로세스를 전산화, 정보화한다는 노동당의 방침이 북한의 모든 은행들이 따르고 추진해야 할 방침이 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이 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금융정보화 전략의 과학적 수립도 중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논문은 IT•금융정보화의 세계적인 발전 추세와 북한의 구체적인 현실을 고려해 전략을 수립하고, 여기에 기초해 각 단위들이 단계별 실행 목표를 세우고 충실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 이 논문은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금융정보망을 합리적으로 구성하고 실용성 있는 금융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며 망(네트워크)보안 사업을 강화해 금융업무의 컴퓨터화를 북한식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금융정보망은 금융IT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의미다.금융보안과 전자인증도 강조논문은 금융 보안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금융정보화를 추진하면서 높아질 수 있는 금융기관 해킹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정보화가 발전할수록 해킹의 위험성도 커진다. 때문에 금융정보화는 필연적으로 금융보안이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 역시 금융정보화를 추진하면서 금융보안을 갖출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논문은 금융정보망 보안을 위해 망통신정보에 대한 암호화 실현, 고성능 방화벽 설치, 컴퓨터망침입검출기술•가상전용망기술•신분인증기술•안티바이러스 기술 등 각종 보안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망통신 중 암호화는 네트워크를 오고 가는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방화벽, 컴퓨터망침입검출기술, 안티바이러스 기술 등은 네트워크 기반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갖추는 보안 사항이다. 인증은 말 그대로 사용자를 명확히 식별하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금융 시스템에 허가받은 관리자들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다. 또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개인을 식별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이 논문은 전자인증 방법들의 특성을 고려해 금융거래 형태에 맞는 전자인증 방법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고, 북한식의 새로운 전자인증 방법도 적극 개발하고 널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전자결제 시스템 완비의 필요성 제기또 논문은 전자결제카드에 의한 봉사 체계(서비스 시스템)를 완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형태의 전자결제카드를 개발해 이용하고 전자결제카드의 특성에 맞는 봉사체계를 완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북한에서 전자결제카드는 우리가 사용하는 카드처럼 그 자체로 결제에 이용된다. 여기에 덧붙여 스마트폰 서비스에 응용되면서 북한식 모바일 결제의 기반이 되고 있다. 북한의 전자결제서비스 ‘울림’의 경우 전성카드 정보를 입력해 사용하는 방식이다.3) 우리가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중에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카드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새로 금융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하기 보다는 기존 카드 결제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전자결제카드도 북한의 기본적인 결제 인프라로 변화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판매시점정보체계(POS) 확산 모색북한의 논문들이 금융정보화와 관련한 일반론적인 이론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금융정보화와 관련해 분야별로 구체적인 기술과 방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판매시점관리’(Point of Sale), 일명 포스(POS) 시스템의 필요성•장점을 소개한 논문이 있다.4) 이 논문은 상점매장을 개방하면 구매자들의 상품선택과 봉사 서비스가 다양하고 편리해져서 서비스 수준과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구매자들이 기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데 맞게 결제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 상품판매 정보화의 기본수단인 판매시점정보체계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북한이 지칭한 판매시점정보체계인 POS 시스템은 우리가 상점에서 제품을 골라 판매대로 가져가서 결제할 때 바코드 등으로 상품정보를 입력하고 금액을 계산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바로 그 시스템이다. 위 논문을 통해 북한도 POS 시스템 확산을 위해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전자화폐를 이용한 전자금융 거래에 주목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에는 전자화폐의 개념과 용도를 소개하는 글이 실렸다.5) 이 글은 전자화폐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북한 사회주의 화폐제도를 공고히 발전시켜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글은 전자화폐를 ‘컴퓨터를 비롯한 현대적 기술수단들을 이용해 화폐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전자수단’,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자정보의 전달형식으로 유통수단의 기능과 지불수단의 기능을 수행하는 가치의 전자적 표시물’로 정의했다. 즉, 이 글은 전자화폐를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가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충전•지불•결제 등에 쓰이는 사이버머니, 매개체 등 모든 디지털 화폐로 넓게 규정하였다. 또 이 글은 IT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자금 이동과 금융거래가 전통적인 화폐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전자화폐를 통한 전자금융 거래방식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북한이 거래와 결제 등의 효율적인 수단으로 전자화폐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보안기능은 금융서비스정보체계의 관건적 기능”기술적 관점에서 금융서비스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설명한 논문도 있다.6) 이 논문은 경제건설을 위해 금융서비스를 개선해야 하며, 금융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융봉사정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석했다. 논문은 금융봉사정보체계를 ‘금융봉사에 필요한 정보들을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술 수단들에 의해 처리, 보장하는 체계’로 정의하고, 금융봉사정보체계가 무엇보다 금융봉사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보장하고 업무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하였다. 즉, 금융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금융서비스의 효율성 확대와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이 논문도 보안기능이 금융봉사정보체계의 관건적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보안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정보가 누출되거나 시스템이 파괴돼 금융서비스가 중단되고 이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금융정보화 추진에 따라 높아지는 이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보안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전자결제시스템과 은행카드 이미 연결북한이 실제로 금융정보화를 구현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2019년 2월 14일, 15일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 과 아리랑메아리 는 전자상업 홈페이지 만물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각각 보도했다. 그리고 만물상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연풍상업정보기술사는 전자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풍상업정보기술사에 따르면 만물상 전자결제체계는 컴퓨터망과 이동통신망에서 전자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가상은행 방식의 3자 지불 시스템이다. 현재 북한은 만물상 전자결제체계를 전국적인 통합결제시스템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은행들의 카드들을 만물상 시스템과 연결하고 있다고 한다.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도 활용 중북한은 2019년 11월 1일부터 7일까지 평양체육관에서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9 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평양정보기술국이 구름연산(클라우드 컴퓨팅), 대자료(빅데이터) 분석에 관한 자료를 전시했는데, 이 기술을 은행•결제중계봉사기관•전자상업봉사기관•일반사용자 등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7) 클라우드 컴퓨팅을 금융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북한이 금융정보화를 추진하면서 최신 IT기술도 적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2015년 12월 제3차 전국재정은행일군대회 이후 만4년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금융정보화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됐고 2017년부터 관련 논문들이 다수 출판되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금융정보화 사례에 대한 소식들이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IT기술은 연구, 계획수립, 실험(테스트)의 단계 거쳐 전면적으로 구현된다. 북한에서는 연구가 진행된 것이 확인됐고 금융정보화 계획 수립에 대한 언급도 있었으며 전자결제, 클라우드 적용 등도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북한이 본격적이고 전면적인 금융정보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북한은 국가금융정보화전략을 수립해 발표하고 금융 분야에서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1) “재정은행 사업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것은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중요 요구”,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철학, 경제학』, 제64권 제2호(2018). 2) “현시기 상업은행의 기능과 그 운영을 개선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철학, 경제학』 제64권 제4호(2018). 이 논문은 "금융정보화는 금융업무 활동에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술 수단들과 실용성 있는 금융 프로그램들을 이용해 금융 업무의 컴퓨터화를 실현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3) 북한의 울림 서비스는 “북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울림 1.0’ 공개”, 『전자신문』, 2018. 10. 9.; “북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 울림 살펴보니”, 『NK경제』, 2018.11.19. 등에서 소개되었다. 4) “판매시점정보체계의 구조와 기능”, 『경제연구』 2019년 2호.5) “전자화폐와 그것을 이용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2017. 9. 10.6) “금융봉사정보체계 구축에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철학, 경제학』 제64권 제3호(2018).7) “북한 IT기업 4대 전략은?...AI, AR, 자율조종, 정보보안”, 『NK경제』, 2019. 11. 6.
2020년 4월 새학기부터 북한에 정보기술(IT) 부문 기술고급중학교가 190개, 즉, 전국의 시군 단위에 거의 1개씩 생긴다. 이는 정보화시대에 맞추어 생산현장의 정보화를 추구하던 흐름에서, ‘지방경제의 정보화’에 필요한 인재를 적극 육성하기 위한 조치라 볼 수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혁신체제의 지방화’를 위한 준비라고 할 수도 있다.실천형 인재 양성을 위해 새롭게 도입된 ‘교종’ 기술고급중학교는 2012년 9월,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설립된 새로운 교종(학교 종류)이다. 각 지역에서 필요한 기술인재를 고등학교 수준에서 양성하기 위함이다. ‘기술고급중학교’라는 이름과 이에 대한 시범 설치에 대한 결정은 2014년 9월 제13기 제2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처음 이루어졌다. 총리 박봉주는 다음과 기술고급중학교 설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새로운 교종인 기술고급중학교를 시범적으로 내오는데 맞게 일반고급중학교들에서는 중등일반지식을 위주로 교육하고, 기술고급중학교들에서는 일반교육과 함께 해당 지역의 경제지리적특성에 맞는 기초기술교육을 주기 위한 준비사업을 책임적으로 하겠습니다”1) 기술고급중학교의 구체적인 목표는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 직접 규정되었다. 2016년 5월에 열린 제7차 당대회에서 그는 ‘한 가지 이상의 현대적 기술을 지닌 쓸모 있는 인재로 키울 수 있도록 교종체계를 완비’해야 한다고 정리하였다. 2017년 첫 기술고급중학교가 개교할 당시 로동신문에는 이 규정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였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현실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을 한 가지 이상 가지고 사회에 진출하도록 가르치는 곳이 기술고급중학교라는 설명이었다. 즉, 일반 고급중학교들에서는 중등 수준의 일반지식을 위주로 가르치지만, 기술고급중학교에서는 이것과 함께 현장에서 바로 적용가능한 일종의 ‘직업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이때 직업교육의 내용은 학생들 개별적인 특성에 맞추기보다, 그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특수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었다.2) 북한 매체들이 기술고급중학교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의 직업기술학교를 거론하는 것으로 보아 기술고급중학교는 직업기술학교와 유사한 교종으로 마련된 듯하다. 다만 로동신문과 조선신보는 인재 육성 목표가 다른 것이 차별점이라고 하였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의 기술술고급중학교는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기술을 가르쳐주면서도 외국의 직업기술학교와 달리 사회주의 경제 강국 건설에 이바지하는 쓸모 있는 실천형 인재들을 키워내는데 목적을 두고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3) 또 개교 한 달 뒤 로동신문에는 기술고급중학교가 설치되면서 해당 지역들의 경제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술인재 후비 육성의 튼튼한 토대’가 구축되었다는 이야기도 실렸다.4) 기술고급중학교는 단순한 기능공을 조기에 가르치는 수준이 아니라 지역 인재, 실천형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며 수준 높은 직업기술교육을 수행하는 곳이라는 설명이었다.기술고급중학교는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일환 이는 ‘전민과학기술인재화’라는 정책과 연결된다. 즉, 모든 사람들을 ‘대학졸업 정도의 지식’을 소유한 지식형 근로자로 길러내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과정에서의 과학기술 교육을 특별히 강조한 정책이다.5) 지식노동이 중요해진 정보화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종류의 산업혁명(새 세기 산업혁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적 능력을 갖춘 인재가 대거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과학기술적 재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북한은 과학연구개발체계를 전문연구활동과 기술지원활동으로 나눈 것처럼, 전 국민을 과학기술인재로 만드는 것(전민과학기술인재화)을 교육의 핵심목표로 삼으면서 인재상도 학술형 인재와 실천형 인재로 구분하였다.6) 아마도 기초과학연구나 첨단과학기술개발과 같은 전문연구활동을 담당하는 인재를 ‘학술형 인재’라고 하고, 기술지원활동이나 응용기술연구를 담당하는 인재를 ‘실천형 인재’라고 구분한 듯하다. 기술고급중학교는 바로 지방에서 활동할 ‘실천형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하는 교종인 것이다.7) 대학 수준에서는 각종 직업기술대학들과 공장대학, 농장대학, 어장대학 등이 실천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조치였다.8)8개 부문, 수십 여 학교가 2017년에 운영 시작 기술고급중학교는 고급중학교 단계에 속하기 때문에, 새 학제에 따라 고급중학교가 운영되기 시작하던 2017년부터 8개 부문, 100여 개의 학교가 첫 신입생을 받아들였다.9) 북한 행정구역은 시가 24개, 군이 145개, 구역이 37개가량으로 대략 200개의 단위가 있기 때문에 2개의 군 수준 단위마다 1개의 기술고급중학교가 개설되었다고 볼 수 있다.10) 하지만 2017년 9월 5일 로동신문 기사에는 “전국 각지에 수십개의 기술고급중학교들이” 새로 만들어졌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100여 개를 지정하였으나 실제 운영에 들어간 것은 수십여 개에 불과했던 것 같다.11)기술고급중학교가 특화한 부문은 ‘금속, 석탄, 전기, 화학, 농산, 축산, 과수, 수산’ 8개로 각 지역의 경제지리적 특성에 맞추어 선정되었다.12) 2017년 첫 기술고급중학교를 개교한 직후에는 추가 개설할 부문으로 ‘광업, 기계공업, 잠업’ 3개 부문이 예정되어 있었다.13) 하지만 추가 3개 부문의 기술고급중학교는 현재까지 설치되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중간에 계획을 변경하여 ‘정보기술’ 부문 기술고급중학교가 평양시와 각 도에 먼저 설치되었기 때문이다.14) 2018년에 첫 개교한 정보기술 부문 기술고급중학교는 2019년 전국 11개로 확대 설치되었다. 그리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모든 시, 군 단위마다 정보기술 부문 기술고급중학교를 추가로 설립하려는 계획이 발표되었다.15) 즉 다른 부문들보다 ‘정보기술 부문’ 기술고급중학교를 먼저 모든 시, 군 단위에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방공업의 정보화 사업에 필요한 인재가 더 급히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계획을 변경한 듯하다.실험 실습 강조, 전문화된 부문에 대한 집중 교육 기술고급중학교는 특정 기술 부문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므로 이론교육보다 실험 실습을 더욱 강조하였다. 학교를 설립할 때에도 실험실습 시설들을 갖추는 것에 더욱 신경썼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강령군 하부포기술고급중학교의 경우 고급중 3학년은 대부분의 시간이 실험실습 시간이었다고 한다.16) 그래서 초기 기술고급중학교는 자체적으로 실험실습 조건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거나 쉽게 마련할 수 있는 고급중학교들 중에서 선별하여 학교 성격을 바꾸어 시작되었다.17) 기술고급중학교 교과목들은 해당 부문에 특화된 교육을 위해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 일반 과학기술 교과목 내용들도 재구성하였다고 한다. 고급중학교는 ‘일반기초지식교육’과 ‘기초기술교육’에 맞추어져 있어 이후 다양한 영역과 목적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보편화’된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반면 기술고급중학교에서는 해당 부문의 전문화를 위해 좀 더 집중한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진다.18) --------------------------------------------- 1) 박봉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법령 《전반적12년제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의 집행정형총화에 대하여”, 『로동신문』, 2014.09.26. 2) 김정은, “제7차 당대회에서 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 『로동신문』, 2017.05.08. 3) “새 교종의 기술고급중학교가 전국각지에 신설”, 『조선신보』, 2017.04.22. 4) “ 자력자강의 불길드높이 당 제7차대회 결정관철에서 혁명적앙양을 초등 및 중등교육발전을 힘있게 추동”, 『로동신문』, 2017.05.10. 5) 김정은, “제7차 당대회에서 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 『로동신문』, 2016.05.08. 6) “ 교육혁명의 불길높이 우리 나라 사회주의교육제도를 더욱 빛내이자-새학년도를 맞은 전국의 일군들과 교육자들 주체교육의 미래는 끝없이 밝고 창창하다”, 『로동신문』, 2015.04.01. 7) “ 교육조건과 환경을 일신하고 교육의 질을 결정적으로 높이자 혁명적열정과 신심에 넘쳐”, 『로동신문』, 2016.01.22. 8) “[사설] 교육사업을 발전시켜 우리 나라를 교육의 나라, 인재의 나라로 빛내이자”, 『로동신문』, 2017.04.02. 9) “각지에 100여개 기술고급중학교들이 새로 나왔다”, 『조선중앙통신』, 2016.12.05. 10) 『2016 북한의 주요통계지표』, (통계청, 2016). 11) “새 세기 교육혁명의 불길속에”, 『로동신문』, 2017.09.05. 12) “전국각지에 기술고급중학교들이 새로 나왔다”, 『로동신문』, 2016.12.03. 13) “새 교종의 기술고급중학교가 전국각지에 신설”, 『조선신보』, 2017.04.22. 14) “ 교육사업을 과학적토대우에 올려세우기 위한 된바람을 세차게 기술고급중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동신문』, 2018.08.30. 15) “교육체계가 완비되고 있다”, 『로동신문』, 2019.09.03. 16) “교육조건과 환경을 일신하여-강령군 하부포기술고급중학교”, 『로동신문』, 2018.5.26. 17) “ 과학교육의 해인 올해의 새 학년도준비사업에서 전환을 일으키자기술고급중학교들이 새로 나왔다”, 『로동신문』, 2017.03.16. 18) 허정삼, “고급중학교와 기술고급중학교의 과학기술교육내용에서 차이”, 『인민교육』 2017년 6호, 34-35쪽; 장수봉, “기술고급중학교 흑색금속생산교재내용을 화학지식과 밀착시키자면”, 『인민교육』 2018년 2호, 49-50쪽; 김희복, 리경도, “기술고급중학교 (축산기본) 과목 교육내용구성의 특성”, 『인민교육』 2018년 3호, 40-41쪽.
김정은 정권의 등장 이후 북한에서는 과학자거리, 과학자 살림집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2013년 은하 과학자거리,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 2014년 위성 과학자주택지구,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 건설에 이어 2015년 미래 과학자거리 등이 평양에 조성되었고, 2016년과 17년에는 함흥에서 과학자살립집이 건설되었다. 2013년 9월 평양시 룡성구역에 완공된 은하 과학자거리에는 1천여 세대의 아파트 21개동, 유치원을 비롯한 각급 학교, 주민편의시설 등이 들어섰고, 같은해 10월에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이 44층, 36층 규모의 아파트 2동으로 건설되었다. 2014년 10월에는 평양시 은정과학자지구에 1,300여 세대의 아파트 24개동 및 각급 학교, 각종 의료 시설, 공원, 부업밭과 온실 등이 건설되었다. 같은 시기에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 또한 46층 규모의 아파트 2개동으로 조성되었다.2015년 10월에는 평양시의 중심지인 중구역 대동강변에 미래 과학자거리가 조성되었다. 2014년 5월 김정은이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미래 과학자거리 건설 과업을 제시했고,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이 조성된 대동강호안도로를 축으로 미래 과학자거리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총 부지면적 389,500여㎡, 연 건축면적 87만6천750㎡의 미래 과학자거리에는 53층의 초고층 아파트를 포함하여 2,500여 세대의 아파트 19개 호동이 들어섰고, 편의시설 17개 호동 153개 단위, 공공건물 11개, 하부시설물 43개가 건설되었다. 또 살림집 16개 호동, 공공건물 5개가 개건 보수되었으며, 창광상점도 이곳으로 신축 이전되었다. 수해 예방을 위해 1천 540여m에 걸쳐 호안공사와 녹화사업이 진행되는 등 미래 과학자거리의 건설은 북한돈으로 약 100억원이 투입될 정도의 대규모 공사였다. 평양에 대규모의 과학자거리, 과학자살림집 조성된 이후에는 함흥에도 과학자살림집이 다수 건설되었다. 함흥은 북한의 중화학공업 선두 도시로 2·8비날론연합기업소,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등 다수의 기업과 공장이 있다. 또한 수리·화학 분야의 교육 시설이 발달하여 화학공업대학, 수리동력대학, 의학대학, 과학원 함흥분원 등의 대표적인 이과분야 고등교육 및 연구 시설이 다수 도시 내에 입지해 있기 때문에 과학자살림집의 수요가 컸을 것이다. <h2 dir="ltr" style="display: block; color: rgb(0, 0, 0); font-family: 돋움; font-style: normal; font-variant-ligatures: normal; font-variant-caps: normal; letter-spacing: normal; orphans: 2; text-indent: 0px; text-transform: none; white-space: normal; widows: 2; word-spacing: 0px; -webkit-text-stroke-width: 0px; text-decoration-style: initial; text-decoration-color: initial; line-height: 1.38; margin-top: 18pt; margin-bottom: 4pt; text-align: justify;">지방 확산 : 함흥 과학자 살림집 2단계 공사 완공</h2>함흥에서는 2016년에 제1단계 함흥시 과학자살림집 공사가 진행되어 수백채의 살림집이 건설되었고, 2017년 11월에도 제2단계 과학자살림집 건설 공사가 완료되어 수백채의 살림집이 조성되었다. 살림집 건설을 위해 부래산세멘트공장, 함흥강철공장을 비롯한 함흥지역의 여러 관련 기관들이 건설 자재를 공급하여 공사가 완료될 수 있었다.각종 과학자거리, 과학자 살림집 조성은 김정은 정권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치이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과학기술 발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였고, 과학기술자 우대, 과학기관의 확충, 과학기술 예산 증액 등의 정책을 실시하였다. 과학자거리, 과학자 살림집 조성은 과학자 우대정책의 일환으로 김정은이 직접 지시한 사항이며, 김정은은 여러 차례 공사현장을 현지 지도하는 등 큰 관심을 표명했다. 북한 언론에서도 최근에 조성된 미래 과학자거리를 ‘우리 당의 과학중시, 인재중시사상과 사회주의조선의 위력을 과시하는 기념비적창조물이라고 선전하면서, 과학자거리, 과학자살림집이 조성될수록 “온 사회에 교육중시, 과학기술중시기풍이 더욱 차넘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참고문헌강호제, “과학자거리 만든 김정은의 의도는?”,프레시안2013. 9. 25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7326변학문, NK테크 브리핑 “과학도시로 거듭나는 평양-은하과학자거리와 위성과학자주택지구”, 변학문, “김정은 시대 북한은 읽는 키워드, ‘과학기술 강국’, 연재2 북한 과학기술 중시 정책의 역사와 전망, 통일뉴스, 2016.5.24.“북한, 미래과학자거리 건설에 북한돈 100억원 투입”, 연합뉴스, 2015.10.22.안재섭, “제2장 수치지형도를 활용한 북한의 평성과 함흥의 도시공간구조”, 북한도시사연구팀엮음, 함흥과 평성, 한울, 2014.로동신문 2013.9.11., 2013.9.12., 2014.3.28., 2014.8.4., 2014.10.17., 2014.10.24.,2015.2.15., 2015.11.4., 2015.11.8., 2016.5.20., 2017.11.7.
김정일의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발표 10주년이 되던 2013년 11월 13일에 개최된 ‘과학자, 기술자 대회'에서 2.16 과학기술상을 받은 대상 중에서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를 6명 엄선하여 좀 더 지원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이에 따라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 6명이 2016년 3월에 발표되었다.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소장 최성은 박찬영에 이어 2번째로 거명된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이다. 박찬영이 김일성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 기술자라면 최성은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 기술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원래 ‘분산형 컴퓨터 조종 체계(분산형 조종 체계 Distributed Control System: DCS)’ ‘미래 102’를 개발한 연구자이다. 이번에 최고 과학자, 기술자로 선정된 이유는 ‘미래 102’를 활용하여 평양메기공장에 ‘통합생산체계'를 만들어 시스템의 안정은 물론 생산량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향메기공장은 ‘김정일의 유훈' 공장이라면서 김정은이 정상화에 공을 들인 곳이기 때문에 성과를 더욱 높게 평가받있다. 병에도 강하고 성장속도도 빠른 메기를 양식하자는 김정일의 제안에 의해 2002년 만든 평양메기공장은 양식업을 공업화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2014년 김정은은 이곳을 현지지도하면서 성과가 미흡한 것을 지적했고 급기야 자동화, 무인화 시스템의 1인자인 최성 연구팀이 2015년 투입된 것이다. <h2 dir="ltr" style="line-height: 1.38; margin-top: 18pt; margin-bottom: 4pt; text-align: justify;">분산형 조종체계 ‘미래 102’ : 생산현장의 자동화, 무인화 체계</h2>최성의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는 원래 ‘공업정보연구중심'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에 세워진 것이었다. 당연히 김정일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후 ‘공업정보연구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15년 즈음에 ‘정보과학기술연구소'로 바뀐 듯하다. 이 연구중심/연구소는 생산현장의 자동화, 현대화를 활동 목표로 삼은 듯한데,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무인화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였다. 2007년 설립 직후부터 연구소는 대동강타일공장과 만수대창작사의 현대화, 자동화 사업에 참가했고, 2012년에는 순천화학련합기업소, 강계포도술공장의 자동화, 무인화를 성공시켰다. 생산현장에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생산성 향상 효과가 클 수 밖에 없으므로 이를 실행한 과학자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약 10여명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북한 최고의 과학기술상인 ‘2.16 과학기술상'을 수상하였다. ‘미래 102’는 이들이 다양한 생산현장의 경험을 일반화,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만든 분산형조종체계인데 2014년 말 즈음에 완성된 듯하다. 이전에는 매번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지만 미래 102가 완성된 다음에는 현장 상황에 대한 분석자료만 있다면 쉽게 통합생산체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연구소 주장에 의하면 7년 걸릴 작업을 불과 2개월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한다. 즉 시간 단축 효과는 1/40 가량이다. 비용도 외국에서 수입할 때에 비해 1/3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미래 102호를 완성한 후 담당 과학자, 기술자들은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살림집을 받았고 ‘연풍과학자휴양소'에 다녀오기도 했다. 분산형조종체계의 장점은 고성능 설비가 아니더라도 복잡하고 규모가 큰 제어와 연산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슈퍼컴퓨터는 설비 자체가 고속 연산을 할 수 있지만, 분산형/병령형 시스템을 잘 구성하면 일반 PC를 가지고도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구성하는 일반 PC들의 성능에 맞게 할 일을 쪼개어 나누어 준 후, 결과치를 합치는 시스템을 구성하면 된다. 미래 102호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복잡하고 규모가 큰 생산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2015년 평양메기공장의 경우 19개 공정의 통합조종체계와 전력관리, 품질관리를 포함한 9개 부문에 대한 생산관리체계, 공장경영업무체계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CNC가 ICT기술을 활용하여 기계제작 설비를 자동화하는 것이라면 분산형 조종 체계인 미래 102는 생산공정 전체를 자동화, 무인화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성의 정보과학기술연구소 활동을 보면 북한 경제발전 전략의 특이점도 관찰된다.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생산현장 전반의 상향평준화를 지향하는데 미래 102는 이런 흐름을 가속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때 다양한 생산현장에 고급 기술들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본보기공장에서 도입 성공한 체계를 표준화, 일반화하여 다른 곳에 도입할 때 ‘이익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른 사회에서 흔히 보이는 기관 사이의 장벽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북한 사회의 특징이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의 기술을 평가할 때, 단순한 기술이 산업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없거나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최성 연구팀의 활동을 보면 이런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 기술을 더욱 발전시킴과 동시에 확산시킨 결과 산업 전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최성의 정보과학기술연구소는 10년가량 걸릴 수도 있는 15종의 공업용 첨단정보기술제품 개발과제를 100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앞당겨 수행하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축하문까지 받았다. 북한 경제의 변화를 선도하는 집단의 수장이라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로 선정되었다.참고문헌 “만리마시대의 참된 보건일군들의 정신세계와 투쟁기풍을 적극 따라배우자” (2017년 4월 3일)“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첨단돌파전의 불길높이 충정의 200일전투에서 눈부신 성과를 창조하고있는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과학자들과 일군들에게 보내는 축하문전달모임 진행” 로동신문 (2016년 9월 16일)“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결사관철하는 투쟁에서 발휘된 훌륭한 모범” 로동신문 (2016년 9월 21일)“2015년 최우수과학자,기술자” 로동신문 (2016년 3월 13일)
‘기술혁신’이 어떤 조건에서 일어나는가에 대한 이론은 크게 2가지가 있다. 과학기술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게 보장하면 자연스럽게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하나이고,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자와 노동자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과정에서 기술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트랜지스터와 나일론의 발명이 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면,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서 일어나는 혁신은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북한의 기술혁신 스타일은 ‘현장 지향성'</h2>북한의 경우 생산활동이 직접 진행되고 있는 생산현장에서,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에게 과학기술자들이 과학기술적 지원을 해주면서 기술혁신을 일으킨다는, ‘현장 지향성' 기술혁신을 추구한다. 즉 생산현장 중심으로 과학기술자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기술혁신을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이처럼 생산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기에 연료, 원료, 기술, 인력 등의 자립을 추구하는 성향, 즉 자립성이 강해졌다.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경제발전전략을 수행하는 데 ‘선차과제이자 핵심고리’로 규정된 전력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동평양화력발전소에서 거둔 기술혁신 사례는 ‘현장 지향성’을 강하게 추구하는 북한식 스타일이 잘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술혁신이란 새로운 이론의 발견이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공정이나 설비를 약간만 고치는 수준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전 시기 생산활동에 비해 생산능률이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동평양화력발전소의 기술혁신 사례는 북한식 기술혁신의 전형</h2>2016년 11월 로동신문에 소개된 동평양화력발전소의 기술혁신 사례는 북한식 기술혁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기보다 자체의 힘으로 기술혁신을 해보려고 노력을 계속하였다. 하지만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과학원의 뛰어난 과학기술자들에게 기술지원을 받아 단기간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 기술혁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이다. 즉 단순히 새로운 기술과 설비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현장의 불합리성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자들이 기술적 지원을 해주어 짧은 시간 안에 기술혁신에 성공했다는 사례이다. 처음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여 고치려고 노력한 것은 증기터빈을 가동할 때 사용하는 냉각수를 재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지하 3m 깊이의 탱크에 모이는 냉각수를 지상 20m 높이 에 있는 탈기기로 보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설치한 원심펌프가 지하의 습기로 인해 자주 고장나는 전동기 문제로 제대로 가동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냉각수는 화학직장에서 많은 시약과 노력을 들여 화학처리하여 만든 탈염수이므로 이를 재활용하지 못하면 전력생산 비용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노동자들은 ‘원심펌프’를 사용하는 대신 다른 방식의 펌프 즉 ‘분사펌프’를 사용하고 싶어 했다. 구조도 간단할 뿐만 아니라 전동기를 사용하지 않고 터빈에서 나오는 물이 갖고 있는 열에너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기 절약 효과도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장노동자들이나 현장의 과학기술자들만으로는 과학기술 이론의 깊이가 부족하였다는 것이다. 이때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국가과학원 동력기계연구소’ 소속 과학기술자들이 현장을 찾아 부족한 과학기술적 지원을 해주어 분사펌프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들은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나 설비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현장 로동자들의 착상을 과학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에서 연구사업을 심화시켜 나갔다.현장에 파견된 국가과학원의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사펌프의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물의 온도가 너무 높다는 것을 짧은 시간 안에 밝혀냈다. 그리고 최대한 추가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알맞은 물의 온도를 찾아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 방법도 현장 노동자들이 검토한 것이긴 했지만 새로운 동력원으로 사용할 물을 돌려쓴다면 탈기기의 수위가 낮아져 전반적인 공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추측하고 적극 추진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반면 국가과학원의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작동가능한 범위와 수치 등을 구해낼 수 있었다. 결국 현장 상황에 가장 알맞은 형태의 분사펌프가 제작되어 냉각수 재활용문제 해결은 물론 에너지 절감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동평양화학발전소에서 짧은 시간 안에 기술혁신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은 현장 노동자와 전문 과학기술자들이 생산 현장에서 긴밀하게 협력하였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현장 노동자들의 아이디어를 전문 과학기술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비롯한 수준 높은 과학기술을 통해 실현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참고 자료 “ 에네르기보장을 경제장성에 확고히 앞세우기 위한 과학기술적대책을 철저히 세우자 과학의 힘으로 담보한 전력증산방도”, 로동신문, 2016년 11월 14일.
<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h2>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경험한 북한은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전략을 수립하였다. 특히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국방과학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여 스핀오프(spin-off) 전략을 기본으로,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경제발전전략을 구성하였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2003년 10월 1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담화를 정리한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로 구체화되었다. 2003년 10월 29일에 개최된 ‘전국 과학자, 기술자 대회'는 이러한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할 과학자, 기술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사였다. <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2.16 과학기술상, 최고 과학자 기술자 선정</h2>이 당시 제정된 ‘2.16 과학기술상'은 과학기술 부문 최고의 상으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 특출한 기여를 한 대상과제들과 개별적인 과학자,기술자들에게 수여”하도록 제정되었다.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부문에서 연구된 새로운 발명, 발견 및 과학연구성과 가운데서 국내외적으로 인정된 과학연구성과, 국보적가치가 있는 과학기술도서, 사전 및 프로그람 등에 수여”하기 위한 상이었는데, 이는 개인 뿐만 아니라 ‘과제'를 특정하여 상을 주기로 계획되었다. 그리고 상을 줄 때에는 증서나 메달과 함께 상금(상품)을 주어 물질적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김정일의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발표 10주년이 되던 2013년 11월 13일에 개최된 ‘과학자, 기술자 대회'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을 담은, “과학기술발전에서 전환을 일으켜 강성국가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가 발표되었다. 김정일의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김정은의 제안이었다.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제도는 이 당시 마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2.16 과학기술상을 받은 대상 중에서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6명만 엄선하여 좀 더 지원하자는 제안이었다. <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김일성 시대의 현장 과학자 박찬영</h2>처음으로 선정된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는 2016년 3월에 처음 선정되었다. 박찬영(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은 6명 중에서 첫번째로 소개되었다. 그가 기여한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특출한 과학기술성과”는 백두산영청청년 1호, 2호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5심원 2중곡률 아치언제 설계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대상과제의 총설계를 수행한 것이다.많은 양의 물을 가두어두는 댐(아치)에는 ‘중력댐 방식’과 ‘아치댐 방식’이 있다. 댐의 무게만으로 수압을 이겨내는 것을 ‘중력댐이라고 하고 댐의 모양을 아치로 만들어 힘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을 ‘아치댐’라고 한다. 박찬영이 도입한 것은 아치댐, 그것도 휘어진 정도(곡률)가 서로 다른 아치(2중곡률)를 5개(5심)로 구성한 상당히 복잡한 형태의 댐이었다. 이로 인해 콩크리트 양은 34만 세제곱, 굴착한 양인 24만 세제곱이나 줄였다고 한다. 즉 새로운 양식을 도입하여 막대한 자재와 노동력을 아끼면서도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했고 무엇보다 구조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이다. 일반적으로 아치댐은 좁은 협곡에 주로 건설되고 양쪽에 튼튼한 암반이 있을 때 도입된다. 그런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경우 좌우 폭이 굉장히 넓다. 박찬영은 중간에 개의 인공기둥을 추가로 건설하여 폭이 넓은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한다. 박찬영이 1호 수상자로 지명된 것은 중요한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것도 있지만, 상징적 의미도 있기 때문이었다. 2016년에 완공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처음에는 백두산선군쳥년발전소였다고 한다.)는 김정일의 유훈에 해당하는 것이었기에 이 성과를 기념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북한의 문화이며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 경제의 가장 약한 부분이 ‘전력' 문제이므로 발전소 건설은 북한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에 포상에서도 우선 순위에 높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율 추정치에서 ‘전력’ 부문이 22.3%로 높게 나타났다.)게다가 박찬영은 1950년대 초에 현장에 배치되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현장 과학자’이므로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과학기술자 우대 정책, 현장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대상이었다. 1950년대 김일성은 과학자, 기술자들의 현장 지원활동을 강조하면서 그냥 수학문제 잘 푸는 수학자보다 댐의 구조를 잘 설계하여 자재를 아끼면서도 더 튼튼한 댐을 건설할 수 있게 해주는 수학자가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했는데 박찬영이 바로 그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다. 박찬영은 이미 공훈설계자, 로력영웅 칭호를 받은 상태에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사업에 참가했고 백두산영웅청년 1호, 2호 발전소 완공을 기념하여 포상을 할 때 7000여명 중 유일하게 ‘김일성 훈장'을 받았다. 발전소 완공에 설계, 기술적 문제가 가장 컸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참고문헌“앞선 언제설계기술의 창안자” 조선의오늘 (2017년 11월 07일 접속).“조국의 부강발전에 지혜와 열정을 바쳐” 로동신문 2004년 9월 23일,“평양전력설계연구소창립 50돐 기념보고회가 23일에 진행되였다.” 로동신문 2004년 9월 25일“공로있는 지식인들이 받아안은 은정어린 생일 일흔돐상” 로동신문, 2006년 6월 24일.“백두산영웅청년1호,2호발전소건설에서 로력적위훈을 세운 일군들,청년돌격대 지휘관,대원들,건설자들에게 당 및 국가표창 수여”, 로동신문, 2016년 1월 29일.“2015년 최우수과학자,기술자”, 로동신문 2016년 3월 13일. “뚜렷한 과학기술성과로 우리 당을 결사옹위해가는 참된 과학전사들”, 로동신문 2016년 3월 16일
북한 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올해 1월 ‘연말에 만리마선구자대회(이하 ’선구자대회‘)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민들 속에서 집단적 혁신과 증산을 촉진하여 올해의 경제 목표를 달성하고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2016-20)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NKTB A015호] (2017.08.23) 참고)<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로동신문』에서 사라진 만리마선구자대회</h2>로동당이 공식적으로 결정, 공표하였고 6개월 이상 강하게 추진/선전해온 선구자대회는 아마도 원래 개최 시기에 치뤄질 것이다. 하지만 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의 최근 보도에서는 선구자대회의 취소 징후가 많이 엿보인다.무엇보다 연말이 가까워지고 있는 현 시점(11월)에서 선구자대회를 거론하는 기사를 찾기 힘들다. 『로동신문』은 5월 약 120회, 6월 약 150회를 포함, 7월까지는 매달 선구자대회를 빈번하게 언급했다. 하지만 8월 약 79회, 9월 약 70회, 10월 30회 미만 등 8월부터 그 횟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북한을 파괴하겠다는 트럼프의 유엔 연설(9월 20일)과 이에 대한 김정은의 성명 발표(9월 21일) 후 더욱 감소하여 10월 11일자를 마지막으로 현재(11월 8일)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표 참조) <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만리마선구자대회 대신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h2>대신 『로동신문』에는 10월 중순부터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과업 관철”이라는 말이 집중적으로 등장했다. 『로동신문』은 올해 생산목표를 초과달성한 공장・기업소・농장들을 소개할 때, 각종 과학기술 발표회・전시회 소식을 전할 때 모두 ‘전원회의가 제시한 과업을 관철하자’고 강조한다. 국내 언론들이 보도한 대로 지난 10월 7일 북한에서는 로동당 제7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일상적인 시기에 당의 최고 지도기관, 최고 의사결정기관 역할을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 전문 등 이 회의의 모든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주요 사항은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회의에서 북한은 현 정세가 “준엄하고” 자신들의 앞길을 “시련이 막아서고” 있다고 하는 등 최근 조성된 긴장과 대북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를 ‘병진노선의 지속’과 ‘자력자강과 과학기술’, 즉 기존 노선과 정책을 지속함으로써 극복하겠다고 결정했다. 또한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경제 부문별 과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한 걸 보면 정세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목표치를 세웠음을 알 수 있다. 『로동신문』이 강조하고 있는 ‘전원회의가 제시한 과업’도 바로 이를 의미하는 것이다. <h2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18pt;margin-bottom:4pt;text-align: justify;">모든 것을 “전원회의 과업 관철”을 위해 </h2>『로동신문』에서 그간 만리마선구자대회를 선전하기 위해 활용되었던 ‘모범사례’들이 이제는 ‘전원회의가 제시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의 모범’으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예가 북한 최대의 납・아연 생산기지인 검덕광업련합기업소(함남 단천)의 ‘고경찬 소대’이다. 이 소대는 올 4월 첫 ‘만리마선구자작업반’으로 선정되어 김정은 위원장의 축하문까지 받은 집단으로서 만리마선구자대회로 가는 대표적인 모범단위였다. 즉,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을 향해 “고경찬 소대를 본받아 모두 생산목표를 초과달성하여 선구자 칭호를 받고, 연말 선구자대회에 모여 함께 자축하자”고 선전해왔다. 그러나 이 소대가 9개월여 만에 3년 치 생산목표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한 10월 중순의 기사에는 선구자대회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놀라운 성과를 낸 고경찬소대처럼 당 대회 결정(5개년전략) 관철에 적극 나서자”는 말이 두드러졌다. 강원도 내 각급 단위의 성과를 보도한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올 초부터 북한은 2016년에 많은 성과를 만들어낸 강원도를 다른 지역이 따라 배워야 할 모범으로 꼽아왔다. 심지어 ‘강원도정신’이라는 말을 만들고 이를 김정은 시대를 상징하는 정신으로 추켜세웠다. 만리마선구자대회 역시 모든 지역, 모든 단위가 강원도정신을 따라 경제 목표 달성에 매진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NKTB A021호] (2017.09.11.) 참고) 이런 이유 때문에 강원도의 모범사례를 전하는 『로동신문』 기사는 거의 대부분 만리마선구자대회를 함께 언급했다. 하지만 10월 이후 나온 강원도 관련 기사에서는 만리마선구자대회를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전원회의가 제시한 과업 관철’ ‘전원회의의 정신으로 무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만리마선구자대회가 예정대로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볼만한 징후는 많다. 만일 선구자대회가 취소되거나 예상보다 훨씬 축소된 형태로 개최된다면, 그 자체로 최근 북에 가해진 제재와 한반도 정세가 북한에게 만만치 않은 시련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덧붙여 북한이 현재와 같은 난관에 대처할 만한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올해와 내년 북한 경제 상황을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극심한 제재 국면이 북한 경제를 위축시킨 것인지, 아니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적 방향을 수정하고 역량을 재배치한 것인지 두고볼 일이다.참고문헌“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 『로동신문』 2017. 10. 8.“년간 광물생산계획 3배로 넘쳐 수행―검덕광업련합기업소 금골광산 4.5갱 고경찬영웅소대에서”, 『로동신문』 2017. 10. 14.“사설: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여 주체조선의 필승의 기상을 힘있게 떨치자”, 『로동신문』 2017. 10. 20.“사설: 당의 전투적 과업을 높이 받들고 경제강국 건설에서 새로운 앙양을 일으키자”, 『민주조선』 2017. 10. 21. 『민주조선』 2017. 10. 21.“낟알털기전투에서 발휘되는 혁신적인 일본새―강원도에서”, 『로동신문』 2017. 11. 2 등.
북한은 산간지역이 많아 농지가 매우 부족한 나라이다. 따라서 북한의 농업은 집약식이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형태로 발전했다. 높은 곳에 농경지를 만들어 전기로 물을 퍼올려야 했고, 비료와 농약 등 화학약품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았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며칠 만에 1년 강수량(대략 800~1000mm)의 60~70%에 달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거의 대부분의 농경지가 망가졌다. 이때부터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졌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종료를 선언했지만 극심한 어려움만 극복했지 식량난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때부터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농지 정리 작업에 들어간 것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자연식 물길' 공사였다. 수해에도 견디는 힘이 강하게 함은 물론, 전기를 쓰지 않고도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수로를 정비한 것이다. 별도의 에너지를 쓰지 않더라도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자연식 물길'을 새로 개척한 것이다. 이런 대규모 토목 작업은 한꺼번에 할 수 없어서, 2~3년을 단위로 지역별 공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공사에 필요한 노동력은 군대에서 주로 동원하였는데, 부대별로 지역을 나누어 맡는 방식이었다. 또한 부대별로는 자연식 물길 작업에 투입되는 전담 단위(돌격대)를 만들기도 한 듯하다. 제일 처음 추진된 것은 1999년부터 시작해서 2002년 10월에 완공한 평안남도 지역의 ‘개성-태성호' 사이의 160km 구간 공사였다. 약 990㎢의 면적에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 자연식 물길 공사는 평안북도 백마 저수지에서 철산 사이의 290㎞ 구간이었다. 2002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2005년에 완공되었지만 정상 통수는 2008년에서야 가능했다. 그만큼 어렵고 큰 공사였던 것 같다. 2006년부터는 황해북도 곡산, 신계, 수안 3개 군에 걸친 420㎢의 미루벌에 220km에 이르는 자연식 물길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었다. 역시 약 3년이 걸려 2009년 말에 완공하였다고 한다. 이때까지 공사로 인해 총 670여개소의 양수장과 1,000여대의 양수기, 전동기가 없어졌고 대략 12만여 kW의 전기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2016년 11월에 완공했다고 하는 ‘황해남도 자연식 물길 공사’는 2012년에 시작했다. 2015년과 2016년 초에 완공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지난 9월 홍수 피해 등으로 여의치 않아 이제서야 1단계 공사가 마무리 된 것이다. 이로써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에 4개의 대규모 자연식 물길(관개수로)가 완성되어 에너지 소비가 적은 물관리 체계가 갖추어진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2.8비날론연합기업소 등의 정상화 이후, 비료생산 및 공급을 정상화하고, 단계적 자연식 물길 공사를 진행하여 에너지 의존도를 낮춘 물관리 체계를 갖춘 것이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회복된 이유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경제 발전을 막고 있던 고리들이 하나씩 풀리는 흐름이다. 2016년 2월부터 다섯번째 공사인 ‘청천강-평남 관개물길공사’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참고자료“서해곡창지대에 펼쳐진 천지개벽,황해남도물길 1단계공사 완공”, 로동신문, 2016년 11월 15일.http://nktoday.kr/?p=11076“기적창조의 지름길은 기술혁신 자강도려단의 일군들과 돌격대원들”, 로동신문, 2017년 10월 18일.
북한의 고급 과학기술자들이 모여 있는 기관은 어디일까? 당연히, 전문연구기관으로는 ‘국가과학원' 산하 연구소와 생산성 산하 연구소가 핵심이다. 전문연구기관은 첨단연구와 함께 국가 지정 핵심연구에 집중하고 생산성 산하 연구소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응용연구를 담당한다. 이와 함께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의 교원과연구원에도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은 교육을 담당하면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만큼, 좀 더 원론적인 연구와 함께 첨단 및 기초연구를 담당한다. 물론 생산현장에 대한 기술지원 활동도 병행한다. 특히 김책공업대학 교원들은 생산현장의 현대화, CNC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생산현장에 자주 파견된다.<h2 dir="ltr" style="line-height: 1.38; margin-top: 18pt; margin-bottom: 4pt; text-align: justify;">과학기술과 경제의 일체화</h2>최근 ‘과학기술과 경제의 일체화’를 이야기하면서 과학기술연구와 생산에 대한 기술지원활동을 병행, 강화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런 정책의 흐름에 맞추어 국가과학원 등의 전문 연구소는 자체적으로 상품생산 공장을 만들기도 한다. 대학은 대학 전체 인프라를 이용해서 기술지원활동을 전담하는 기업체를 만들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첨단 과학기술교류사' ‘지흥과학기술교류사', 김책공업종합대학의 ‘미래 과학기술교류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과학기술교류사'는 높은 수준의 연구능력을 갖춘 대학의 교원, 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의뢰받은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직접 도입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실험, 실습 장비는 의뢰받은 연구를 수행하는 데 적극 활용되므로 어떤 단위보다 효율적인 연구,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북한의 과학기술 활동은 생산현장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현장 지향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즉 연구실 내의 연구활동에서 머무는 것을 지양하고 과학기술 연구는 궁극적으로 생산에 기여해야 한다는 지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전통에 비추어보면, 과학기술교류사를 만든 것은 과학기술 연구의 현장 지향성을 강제하는 것과 함께, 현장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실질적으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여 생산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 컨설팅이라고 한다면, 세무나 인수합병 등과 관련된 일이 대부분인데 과학기술교류사의 일은 일종의 ‘기술 컨설팅’이라고 할 수 있다. <h2 dir="ltr" style="line-height: 1.38; margin-top: 18pt; margin-bottom: 4pt; text-align: justify;">미래 과학기술교류사</h2>김책공업종합대학의 ‘미래 과학기술교류사’의 팜플릿을 보면 1996년에 창설되었다고는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안 되었다고 로동신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팜플릿에 따르면, “대학의 강력한 과학연구집단을 토대로 하여 공장, 기업소들의 현대화에 필요한 과학기술적문제들을 해결하고 최첨단설비들을 생산도입하여 커다한 성과”를 내었다고 한다. 특히 “대학의 정보연구실을 통하여 통합생산관리체계 프로그람을 비롯한 경영프로그람들과 웨브싸이트 관련 프로그람, 각이한 분야의 응용프로그람들을 개발하여 현실에 도입”하였다고 한다. 미래 과학기술교류사는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도 참가하였는데 전람회 부스에 전시된 보유 기술로는 “고온 공기 연소기술, 플라즈마 절단 용접기, 탄산가스 치료장치, 탄소 유황 분리장치, 원유 처리장치,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야외조명등, 화재감시기, 집어등, 운동능력 측정 장치, 담배독 줄임 카드, 오존발생기, 자동차용 전자저울, 전자식 만능 재료시험기, 금속표면 처리기술, 고성능 방수액, 초음파 세척기 등”이 소개되어 있었고 일부 제품도 전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 ‘근적외선스펙트르분석기’는 2014년 8월에 개최된 ‘제13차 전국발명 및 새 기술전람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세계지적소유권기구(WIPO)에서 수여하는 발명증서도 받았다고 한다. 이 제품은 각종 유기물질의 성분함량을 시약을 전혀 쓰지 않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는 데 분석시간은 2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범안양어장, 구장양어장 등에서는 미래과학기술교류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수질종합측정기’를 사용하여 물의 온도, 오염 정도 등을 실시간적으로 측정, 분석하면서 최근 북한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양어의 과학화’ 수준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h2 dir="ltr" style="line-height: 1.38; margin-top: 18pt; margin-bottom: 4pt; text-align: justify;">첨단과학기술교류사</h2>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기술교류사에서는 2016년 11월에 ‘진공주조법'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한다. 이 진공주조법은 흔히 이용되는 ‘모래형타에 의한 주조법’과는 달리 ‘거품수지모형과 마른 모래’를 이용하여 조형작업을 진행하고 쇳물주입과정에 모형에서 생기는 가스를 진공배기장치로 뽑아내여 주물품내부와 외부에 형성되는 기포를 제거함으로써 주물품의 질을 개선하는 새로운 주조방법이라고 한다. 나름 세계적 수준에 해당하는 주조법이라고 한다. 이를 이용하면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모양의 주물품들을 마음먹은대로 제작할수 있게 하된다고 큰 의의를 가진 성과라고 로동신문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또한 주물품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노동력과 전기, 원료 등을 절약할 수 있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과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h2 dir="ltr" style="line-height: 1.38; margin-top: 18pt; margin-bottom: 4pt; text-align: justify;">기술교류소 혹은 기술교류사</h2>대학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술교류사'말고도 ‘기술교류소'라는 이름을 단 업체가 최근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주로 정보화기술을 활용한 IT제품을 만드는 회사들 중에도 ‘기술교류사' 혹은 ‘기술교류소'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대표적인 OS ‘붉은별’을 만드는 단위가 ‘붉은별기술교류사'이고, 병렬계산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컴퓨터를 만드는 곳은 ‘류성기술교류사'이다. 대형 TV를 생산하는 업체는 ‘락원기술교류사'이고 수자식무전기를 비롯, 스마트폰, 스마트 전등 등 다양한 IT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도 ‘아리랑정보기술교류사’이다. 휴대폰과 태블릿PC용 앱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전자도서뷰어인 ‘나의 길동무 3.3’과 네비게이션 앱인 ‘길동무 1.0’을 만든 단위는 ‘삼흥정보기술교류소’이고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점 ‘은파산'을 만들어 운영하는 업체의 이름은 ‘조선은파산정보기술교류소'이다. 국가과학원 ‘신의주첨단기술교류소’, 강계의학대학 ‘첨단기술제품개발 및 교류소’,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의학과학기술교류소’는 자기들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 생산하는 단위라 할 수 있다. ‘교류사'나 ‘교류소'라는 이름을 가진 단위/업체는 최근 북한 경제의 기술적 발전을 선도하고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들은 과학기술 연구성과나 첨단 IT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많다. 아마도 북한 지도부는 이들 업체들을 앞세워 ‘과학기술을 통한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확고히 결심한 듯하다. 앞으로 새로운 남북 교류협력사업이 시작된다면, 이전처럼 인도적 지원이나 개발협력 수준을 넘어 과학기술을 통한 교류사업을 북한에서 요구할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기술교류사' 혹은 ‘기술교류사'들을 새로운 시대의 교류협력의 거점이라는 인식을 갖고 눈여겨 볼만 하다. 참고자료“생활의 길동무로 호평받는 첨단기술” 로동신문, 2017-10-23.“[평양국제상품전람회 참관기②] 남북합작제품으로 가득 찬 전람회를 꿈꾸다” (2016-3-12 nktoday, 오마이뉴스)”“(김책공대)미래과학기술교류사-소개 팜플릿" (www.naenara.com.kp)“그려본다,더 좋을 우리의 래일을 !” 로동신문, 2016-05-26.“주물품생산의 현대화실현에 적극 기여” 로동신문, 2016-11-15.
대부분의 첨단 제품들은 IT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북한을 낡고 남루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로 그리는 사람들에게 북한의 IT기술 수준과 IT제품들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맥북과 같이 생긴 얇은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대형 LED TV 등을 만들어 팔고 있는 모습에 대부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인다. 사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컴퓨터를 생산했고 이를 생산이나 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1961년에 이미 자체적으로 컴퓨터를 만들었고 곧바로 이를 생산에 도입할 방법을 논의했다. 2016년에 개최된 7차 당대회에서는 인민경제 변화의 목표로 '주체화, 과학화, 현대화'와 함께 ‘정보화'가 추가될 정도로 정보화에 대한 지향은 명확하다.정보화를 통해 지식경제 시대로사실 ‘정보화'를 목표로 제시한 것은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일이었다. 고난의 행군을 마치면서 선군경제, 강성대국 건설 노선을 제시하한 김정일은 '정보화' ‘정보산업' ‘정보기술'을 앞세워 ‘지식경제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주장하였다. 정보기술의 발달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구상하던 김정일의 생각은 점점 발전하였고 범위가 넓어졌다. 초기에는 정보산업의 특성에 주목하면서 생산 현장의 정보화 수준에서 이야기하다가, 산업 전반, 나아가 시대 전체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정보산업이 주도하는 시대라는 의미의 ‘정보산업 시대'는 경제 전반이 과학기술, 즉 지식에 기반한 경제 시대로 발전하였다는 의미에서 ‘지식경제 시대(지식 기반 경제)'로 바뀌어갔다. 이런 시대 규정의 변화는 단순한 생산방식의 변화만 아니라 노동의 질적, 형태적 변화, 사회 구성의 변화, 나아가 가치 법칙이라는 근본 이론의 변화를 수반이었다. 지식경제 시대와 정보산업 시대는 ‘지식’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지식경제 시대가 정보산업 시대를 포괄하는 더 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지식경제의 기본이 정보산업을 포함한 지식산업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것 이외에도 ‘정보화와 정보고속도로’가 ‘과학연구와 기술개발, 무형자산 투입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 ‘고도 기술 산업과 봉사업을 기둥으로 하는 경제’와 함께 지식경제의 특징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2011년 말에 처음 등장한 김정일의 ‘새 세기 산업혁명론’을 풀어서 설명한 『로동신문』의 정론은, 새 세기 산업혁명을 “경제활동의 모든 분야가 지능노동에 의거함으로써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차이가 없어진 지식산업 시대의 출현”이라고 설명하였다. CNC기술을 비롯한 각종 첨단 과학기술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 세기 산업혁명의 길에 접어들었음을 강조하였다. 나아가 모든 인민들은 련하기계 개발자들처럼 지식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인재가 될 것을 요구하였다. 또 다른 『로동신문』 사설은 ‘새 세기 산업혁명’을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과학기술과 생산, 지식과 경제의 일체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여 경제를 지식의 힘으로 운영되고 발전하는 현대화된 지식산업으로, 사회주의 지식경제로 일신시키기 위한 경제 분야에서의 일대 변혁”으로 정의하면서 “인민경제 모든 부문과 단위에서 과학과 기술, 지식이 생산을 주도하는 구조와 경영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현 시기 산업혁명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중시와 함께 인재 중시를 강조하였는데 이는 이후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라는 정책으로 구체화되었다. 2012년 신년공동사설은 ‘새 세기 산업혁명’을 “최첨단 돌파전으로 우리 식의 지식경제 강국을 일떠세우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이며 우리 당이 내세운 사회주의건설의 웅대한 전략적 노선”으로 규정하였다. 김정은도 2012년 4월 6일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에서 새 세기 산업혁명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였다. 나아가 이를 통해 ‘인민 생활 향상'까지 달성할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하였다.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 2017’ 개최보통 IT기술라고 하면, 컴퓨터, 정보통신, 게임 등을 위한 프로그래밍 등을 떠올리지만, 북한에서는 이것들을 포함하면서도 '생산 자동화' '무인화' 개념으로 더 많이 사용한다. 2015년까지는 ‘전국프로그람경연 및 전시회’(2015년에 26차 였다)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던 IT기술 관련 전시/전람회가 2016년부터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로 바뀐 이유가 이런 지향의 차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3대혁명전시관에서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 2017’이 개최되었다. 2016년부터 개최 차수를 쓰는 것보다 개최된 연도(주체가 아니라 서기)를 표기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이전 시기와 달리 연례행사로 확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 행사를 주최한 ‘국가정보화국'은 북한의 ‘정보화'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내각 부서인 듯한데 2016년에 처음 공개되었다. 아직 그 실체가 명확히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 내부에서 프로그램 판매, 전자결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내나라전자상점'도 운영하고 있고, 그 산하에 ‘중앙정보화연구소’도 설치할 정도로 규모와 실력이 있는 조직인 듯하다. 구성원으로 파악된 사람은 처장 김일경, 책임부원 리성우 정도이다. ‘만리마시대와 정보화열풍’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람회는 정보화, 정보산업, 교육정보화를 비롯한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참가단위는 240여개, 전시된 정보화성과들과 정보기술제품은 820여건이라고 한다. 전람회에서는 단순한 전시뿐만 아니라, 정보화실현과정에 해결한 과학기술적내용과 경제적효과성, 도입정형 등을 심사하고 정보화모범단위, 10대최우수정보기술기업, 10대최우수정보기술제품도 선정하였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전력공업성 전력정보연구소에서 완성한 ‘국가통합전력관리체계 (불야경 1.0)'이다. 이는 북한의 IT기술이 산업적 효과로 확대되고 있는 일면을 보여준다. 최근 북한의 전력난이 상당히 호전되고 있는 배경에는 발전소의 발전 능력 향상, 소비전력 감소, 송배전망 개선을 넘어 국가 단위에서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체계가 갖추어졌기 때문이라 추정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에서 추정한 2016년 북한 전력/가스/수도 부분의 성장율이 22.3%가 될 수 있었던 기술적 근거이기도 하다. 참고문헌“위대한 당의 령도아래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우리의 정보기술-제27차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장”, 로동신문, 2016년 11월 05일. “고귀한 유훈 생명선으로 틀어쥐고-체신성 정보통신연구소”, 로동신문, 2016년 12월 11일.“《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 개막” 로동신문, 2017년 9월 13일.“《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 폐막” 로동신문, 2017년 9월 16일.“만리마시대를 힘있게 추동하는 정보화의 열풍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을 돌아보고”, 로동신문, 2017년 9월 20일.
북한은 2017년 1월부터 강원도정신을 ‘자력자강을 위한 시대정신’으로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만리마선구자대회 소집을 위해 2017년 1월 25일 발표한 당 보도문에서 ‘강원도정신은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시대정신, 만리마시대를 위한 본보기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보도문에 따르면 연말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만리마선구자대회의 목적도 강원도정신으로 인민들의 열의와 기세를 더욱 높이는 것이다.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강원도정신은 강원도가 거두었다는 여러 “성과들”에서 비롯되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강원도는 자연조건, 공업 토대 등 여러 면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이지만 최근 1~2년 사이 당 정책 실현에서 많은 모범 사례들을 만들었다고 한다.그 중에서도 핵심은 2016년 말 완공된 원산군민발전소이다. 두 개의 발전소, 총 4만kw의 발전 능력을 갖춘 원산군민발전소는 전형적인 ‘유역 변경식’ 수력발전소이다. 임진강 상류(강원도 법동군)에 언제(댐)를 쌓고 마식령을 가로지르는 지름 3m의 물길굴(수로터널)을 20km 이상 뚫어 흐르는 강물을 동해로 돌림으로써 큰 낙차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한다.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이 발전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1월 강원도를 방문하여 강원도의 열악한 전기 사정을 해결해야 한다며 건설을 직접 지시하고 2010년 7월 공사현장을 현지지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기울인 곳이다. 그리고 강원도 주민들은 자체 역량과 기술만으로 수년에 걸쳐 위와 같이 어려운 공사를 진행하여 발전소를 완공했다고 한다. 2016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발전소를 방문하여 “자력갱생의 창조물”이라고 추켜세웠다.북한 매체들은 원산군민발전소 외에도 강원도가 만들어낸 ‘본보기’들을 다수 보도했다. 문천강철공장은 도내의 철광석을 원료로 코크스를 “전혀 쓰지 않고” 강재를 생산하게 되었고, 원산가구공장도 거의 수입에 의존하던 자재들을 대부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안변요업공장은 당이 제시한 ‘생산의 현대화’ 방침에 따라 CNC 설비를 도입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타일을 생산하게 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네 번 이상 방문한 원산구두공장을 포함해 원산영예군인수지일용품공장, 룡담세멘트공장, 12월6일소년단야영소와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 원산 육아원・애육원・원산초등학교・원산중등학원 등도 강원도의 모범사례로 꼽혔다.북한은 강원도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를 일반화하여 강조하고 있다. 수령의 유훈과 당 정책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충정의 마음”과 “결사의 정신”, 자체 힘으로 모든 것을 풀어나가겠다는 “자력자강의 정신”, 자력자강의 위력은 과학기술로부터 나온다는 “과학기술 중시, 과학기술 선행” 등이 그것이다. 북한 매체들은 가장 열악한 조건에 있는 강원도 인민들이 많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비결인 강원도정신을 전체 인민이 따라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가장 열악한 지역에서 모범사례를 만들거나 찾아내고 이를 이데올로기화하여 주민들에게 확산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강원도정신은 1990년대 말의 ‘강계정신’과 비슷하다. 1995-7년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북한은 1998년부터 ‘사회주의 강행군’을 선언했고, 이를 다그치기 위한 이데올로기로서 강계정신을 제시했다. 강계가 위치한 자강도는 강원도와 함께 북한에서 자연 조건이 가장 불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당시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1998년에만 다섯 번이나 자강도를 방문했을 정도로 이 지역에서 전력 문제와 식량 문제 해결의 ‘본보기’를 만드는 데 적극적이었다. 실제로 북한은 대대적인 중소형 발전소 건설, 두벌농사(이모작)와 세벌농사(삼모작) 성공 등을 자강도의 모범사례로 부각시키고 전국적인 확대를 꾀했다.현재 북한은 “자강도인민들이 강계정신을 창조하였다면, 강원땅의 인민들은 강원도정신을 창조했다”고 하면서 강원도정신과 강계정신을 공공연하게 연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강원도 인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전체 인민들로 하여금 당 정책 실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려 한다. 즉, 북한은 강원도정신을 내세워 인민들을 동원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에서 관건적인 의의를 가지는 중요한 해’라고 규정한 2017년의 국정 목표, 나아가 5개년 전략의 달성을 꾀하고 있다.북한 정권은 김일성 시대의 ‘천리마정신’, 김정일 시대의 강계정신에 이어 강원도정신을 김정은 시대를 상징하는 정신으로 자리 매김하려 한다. 이러한 의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2017년 경제 목표를 포함한 5개년 전략 실행에서 인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야 할 것이다.참고문헌『로동신문』 2017. 1. 13, 1. 23~25, 2. 8, 2. 10 등.『조선중앙통신』 2017. 7. 8, 9. 2 등.
북한이 C1화학(탄소하나화학)을 공업 규모로 만들기 위해 지난 해 7차 당 대회에서 언급되기도 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도 하면서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을 본격화하였다. 그 첫 단계로 년간 수십만톤 규모의 메타놀 생산 시설을 만들려고 올해 5월 14일에 착공하여 현재 진행중에 있다. 순천화학련합기업소에 1.6 km에 이르는 구내 도로 지반공사를 마무리하고, 지하관로망과 기둥이 37개나 되는 저탄장 그리고 골재장 및 혼합장 등의 공사, 대형 산소분리기 설치를 기반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남흥화학설계연구소가 메타놀 생산 공정설계를 담당하고, 메타놀 생산공정 기술에 대해서는 김일성종합대학과 함흥화학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과 국가과학원 함흥분원에서 기술검토와 과학기술 문제 해결을 한다고 한다.C1화학은 말 그대로 탄소 수가 1개인 화합물을 출발원료로 하여 여러가지 유기화합물들을 합성하는 화학이다. 석유화학을 대체할 수 있는 C1 화학(북한에서는 ‘탄소하나화학’이라고 함)은 국제적으로 유가가 높아지면 관심을 끌고 각광을 받는다. 석유자원이 없고 수입도 만만치 않은 북한은 풍부하게 보유한 석탄자원을 원료로 화학공업을 발전시켜 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탄소하나화학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게 된 것이다. C1화학은 합성가스(CO+H2)를 출발 물질로 한다. 석탄 가스화 또는 가스 리포밍로 얻는 합성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C1 화학에 의하여 석유에서 얻을 수 있는 액체 연료 및 화학제품을 대부분 얻을 수 있다.메타놀 생산 시설 공사는 전폭적인 지원하에 진행되고 있다. 관련 기관들과 기술 합의를 진행하고 가동을 위한 전력이나 이송 위한 철도 건설도 추진중이다. 또한 석탄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2.8직동청년탄광과 남양탄광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세멘트, 철판, 카바이드, 통나무, 굴착기, 통신기재를 비롯한 설비자재들을 국가계획위원회와 화학공업성, 건설건재공업성과 림업성, 체신성 등으로부터 지원 받아 건설을 진행중이다. 속도전을 벌리며 총매진, 총돌격을 해가고 있다고 한다.북한이 탄소하나화학에 매달리는 이유는 석유 의존성을 탈피하여 유기화학공업의 새로운 원료원천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보유한 지하자원을 활용하면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자강력제일주의를 내세우고 원료와 연료, 설비의 국산화를 추구하는 북한의 기조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석탄이나 천연가스, 기름돌 등으로부터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합성가스를 만들고, 이것으로부터 메틸알콜, 합성유류(휘발유, 디젤유), 에틸알콜, 초산, 올레핀류와 같은 유기화합물들을 합성할 수 있다. 카바이드 생산을 거치지 않아 에너지 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북한이 메타놀 생산 시설을 만드는 것은, 메타놀 그 자체를 합성가스로부터 합성하기도 하지만 C1화학공업의 중요한 원료로, 제일 많이 이용되는 유기화합물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석탄을 이용해 만든 메타놀로 에타놀과 초산을 비롯한 산소를 포함하는 여러가지 화합물들을 만들거나 석유화학공업의 원료들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얻을 수 있다. 메타놀은 원유로부터 얻던 다양한 유기화학제품 생산에 널리 쓰일 것이다.북한은 전통적으로 공업의 기초로서 화학공업을 강조해 왔다. 기초화학제품이 있어야 경제 전반을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순천화학련합기업소와 함께 2.8비날론련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등이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을 목표로 기술적 준비를 하는 해로 잡고 있다. 화학공업성이 주도하여 메타놀 생산공정에 대한 기술 확보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화학련합기업소는 지난 해 지붕재 등 건물의 외장재로 쓰이는 색 철판의 칠감으로 쓰이는 아크릴산을 첫 생산하였고, 이를 두고 김정은 위원장은 보배공장으로 부르며, ‘우리식 아크릴산공업’이라는 새로운 공업이 창설된 것이라고까지 하였다. 이 순천지구의 화학기지를 함흥과 남흥 등 화학공업기지들과 구별하여 탄소하나화학공업의 이른 바 ‘원종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북한이 석탄가스화에 의한 공업인 탄소하나화학(C1화학)을 총력을 집중하는 것은 원유에 의존하는 생산공정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다. 북한의 국내산 원료로 일용품 뿐만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원인 DME도 대량 생산이 가능해 다방면에서 유용하다. 비날론 기술 개발에서 그랬듯이 C1화학도 “우리의 힘과 기술, 우리의 원료”를 가지고 한다는 화학공업의 주체화를 내세우게 될 것이다. 탄소하나화학은 남북한의 기술협력에도 매우 가망성이 높은 부분이다.참고자료 로동신문 2017.8.19., 2017.05.14, 2017.01.29, 2017.01.15, 2017.01.08, 2016.09.20전기원, C1 가스의 화학전환기술 개관, KIC News, 19(2), 1-15, 2016
북한은 노력동원을 위해 ‘생산과 건설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을 목표로 하는 집단적 혁신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 1970년대에는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으로 포상과 운동을 전개하여 조직간의 경쟁을 유도했다. 지금 대대적으로 펼치는 ‘만리마선구자대회를 향하여’ 등도 같은 맥락이다. 2000년대 들어 북한이 지금까지 해 온 것으로는 ‘선군봉화상쟁취운동’이 있다. 이는 과학기술분야의 ‘2.16과학기술자상’과 구별되어 주로 기업소와 공장 등 ‘생산단위’를 중심으로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과 함께 진행되는 대중운동이다.선군봉화상에서 ‘선군’는 김정일 시대의 키워드인 “선군”과 북한이 사회주의 노력경쟁을 위한 경제부흥 슬로건으로 제시했던 ‘성강의 봉화’, ‘락원의 봉화’, ‘라남의 봉화’의 “봉화”가 합쳐진 것이다. 북한매체는 선군시대의 강성대국건설에 맞게 경제강국건설을 위한 대중운동으로 선군봉화상을 제정하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따라서 ‘선군봉화상쟁취운동’은 북한이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노력동원을 위한 일종의 맞춤형 포상 전략이라 할 수 있다.‘선군봉화상쟁취운동’은 2000년부터 시작되었으며 모범단위에 선군봉화상을 쟁취한 “사회주의경쟁공동순회 우승기”를 매년 3월 또는 4월 초에 조선직업총동맹(‘직총’)에서 주관하여 수여하고 있다. 평가 항목으로는 전년도의 국가계획 달성 정도, 과학기술중시정책의 구현과 성과, 생산공정의 개건 및 인민경제의 현대화, 정보화 실현에 대한 기여도 등이 있다고 한다. 우승기를 받은 곳은 2004년부터 북한 매체에 공개하고 있으며 매년 약 280개에서 많게는 약 450개 정도가 된다.2010년 이전까지는 최대 수상 단위가 355개였는데 2010년에는 공장/기업소 분야가 처음으로 400개를 돌파하였을 뿐 아니라 3백 개가 넘는 협동농장/목장 수상 단위 합쳐 7백 개가 넘는 단위가 수상하였다. 다시 2011년부터 공장과 기업소를 대상으로 수상하였으며 그 수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11년까지는 “~ 등 xxx개 공장, 기업소”에 수상하였다고 하다가 2012년부터는 “공장, 기업소” 대신 “~ 등 xxx개 단위”로 변경한 곳으로 볼 때 직총 중앙위원회의 결정 같은 공식 기록은 없지만 대상 범위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선군봉화상을 쟁취한 곳으로 “대안중기계련합기업소”, “애국모란피복공장”, “수풍발전소”, “김종태전기기관차련합기업소” 등 북한의 대표적인 공장 또는 기업소가 열거되고 있다.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역시 2004년부터 거의 매해 수상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2011년도부터 선군봉화상 수상 기업소를 소개하면서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이 제일 먼저 소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인민경제에서 경공업, 특히 섬유 공업 부문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북한은 대중적 기술혁신운동을 강조해왔다. 개인 보다 집단적 경쟁을 유도하고자 선국봉화상과 그 쟁취운동을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과 함께 지속해오고 있는 것이다. 현대화, 과학화 등 과학적인 생산체계 구축과 과학기술중시사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계획을 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매년 단골처럼 수상하는 공장 및 기업소는 북한에서 그나마 활성화된 기업이기도 하고 본보기공장이라고 언급되는 곳들과 대부분 겹친다. 이들 대표적인 기업소를 통해 생산과 혁신을 이루고, 이들을 따라하기로 경제를 회생시키려는 북한의 전략적 대중운동이 선군봉화상과 그 쟁취운동인 것이다.참고문헌 통일부, “주간북한동향” 제685호 2004.03.11. 연합뉴스, “北의 경제슬로건 '선군봉화상 쟁취'”, 2004.03.22.로동신문, 2004.03.21., 2007.03.07., 2010.05.01., 2011.04.02., 2012.03.28.,2013.03.31., 2016.03.17., 2017.03.17.조선신보 2008.05.20., 2009.02.05.
북한에서 새로 건설된 공공건물이나 과학자 아파트, 중심 거리에 설치한 가로등에 태양광(북한어는 ‘태양빛’) 전지나 풍력 발전을 통한 조명 사용이 요즈음 추세이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최근 건설한 평양의 여명거리는 녹색거리로 부르기도 한다. 신의주나 혜산 등 중국 접경의 북한의 일반 가정에서는 태양광전지를 벌써 5~6년 전부터 매우 유용하게 사용해 왔고,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혜산시의 경우, 주민 세대으 80% 이상이 태양광전지로 조명을 해결하고, TV와 외국 영화를 시청하기도 하며 휴대전화도 충전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태양빛전지의 출력은 대게 30W와 50W, 75W 정도로 작다. 그래서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을 사용하려면 100W, 190W, 300W 크기의 대형 태양광전지가 필요하므로 일부 경제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대형을 구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혜산 주민들이 원하는 크기의 태양광전지를 마음대로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바로 옆에 있어 거기서 태양광 패널 등을 쉽게 입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1990년부터 북한에 전력공급이 균형있게 수급되지 않으면서 태양광전지 개발에 집중해왔다. 당시 전방부대에도 전력이 없어 조명도 없어서 물 공급도 어렵고, 병사들은 암흑 가운데 있었다. 이에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태양광전지 개발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 국가과학원에 최고사령관 명령 과제로 군부대 보장용 144W 태양광전지 개발을 지시하였다. 전자공학연구소는 1994년부터 김동성박사를 연구책임자로 하여 태양전지연구실을 신설하고 태양광전지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무정형규소로 태양전지 효율 결정 기초연구를 하였고, 1998년에는 시제품으로 태양빛을 이용한 대형 시계를 제작해 광장에 설치하고, 태양광의 일조 시간과 세기 및 출력 등을 측정했다. 이를 통해 규소 박편과 a-Si:H 박막제작 기술, 태양광전지의 변환 효율 제고, 직렬저항 측정 평가 등 공정 실수율을 높이는 실험 결과 확보에 주력했다.연구소는 수년간의 응용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는 태양광전지의 제작에 들어갔다. 연구실험을 통해 축적한 지식으로 제품개발에 나선 것이다. 나노기술을 태양전지의 특성 제고에 적용하고, 태양전지의 설계 및 제작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형화해 북한의 환경에 맞는 적정 모델을 찾아내는 등 태양전지 개발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강구했다.하지만 태양광전지는 실리콘 웨이퍼(규소 박편) 처리와 같은 근본적인 기술 낙후가 드러나고, 특히 자체 박편 제조를 실현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등 연구자재의 부족으로 제품개발은 느리게 진행되었다. 사실상 돈이 없어 실험 제작에만 매달린 것이다. 태양광전지 개발을 시작한 때로부터 20년이 지난 2010년에야 태양광 물가열기 생산 설비를 중국으로부터 도입하면서 태양광전지 개발은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현재 북한은 자체의 기술능력에 의한 실리콘 웨이퍼 제작은 실현하지 못하고,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태양광전지를 조립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전지는 2014에 준공한 국가과학원 위성과학자 주택 거리에 전면 설치해 주, 야간 조명을 하고 방범서비스도 실현하고 있다. 2015년 신축한 미래과학자거리에도 풍력과 태양빛전지를 결합한 전력생산체계를 구축해 야외 조명과 식당 및 상업봉사를 보장하고 있다.참고문헌『전자공학』, 1992~2015년.『조선중앙방송』, 2016년 5월 19일.북한이탈주민 증언. 2015년 12월 18일.
‘북한’과 ‘환경보호’가 전혀 생소한 연관 주제가 아니다. 북한이 환경보호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환경보호담론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강성국가 건설의 조건으로써 과학기술과 함께 강조되고 있다.지난 7월말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백두산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한 물자원과 폐기물 관리 토론회”라는 국제회의가 있었다. 이 토론회는 ‘캐나다-북한 지식교류 협력 프로그램(Canada-DPRK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KPP)’의 일환으로 진행되었고, 외국의 환경보호전문가들도 참가하였다. 이 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은 삼지연지구개발에 의한 물환경 영향과 물오염 방지대책, 수생식물을 이용한 수질정화방법, 도시생활 오물처리 공정에서 제기되는 기술적 문제들, 수지폐기물의 재이용과 재생 이용방법, 소각과정에 생기는 에너지 회수이용 등이었다고 한다.북한에서 환경보호에 대한 기본적 인식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고인민회의 제7기 제5차 회의(1986.4.9)에서 환경보호법을 채택하였고 1992년 북한이 헌법을 개정하면서 환경에 대한 조항을 신설하였다. 당시 헌법 제57조에서 “국가는 생산에 앞서 환경보호대책을 세우며 자연환경을 보존, 조성하고 환경오염을 방지하여 인민들에게 문화 위생적인 생활환경과 노동조건을 마련하여준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에서 환경보호산업은 “사람의 생존과 활동에 유리한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보존하며 불리한 자연환경을 유리한 자연환경으로 개조하는 사업”으로, 환경보호법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주위환경을 보호 관리하기 위한 법”으로 정의하고 있다.북한에서 환경보호는 그 자체의 ‘환경보호’를 의미하는 것인가? 초기 북한의 환경보호 담론을 살펴보면 사회주의의 우월성 선전과 후계체제 사업의 일환이라는 목적을 갖고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1984년 ‘국토관리사업을 개선 강화할 데 대하여’를 발표하면서 환경보호정책이 등장하였다. 북한에서 환경보호사상은 ‘인민대중 중심의 주체사상을 구현’한 것으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와’는 다르게, ‘사회주의사회의 본질적 우월성이 발양되었다’고 선전한다. 1980년대 북한은 자체적으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향한 단계’로 설정하던 시기였고 김정일이 후계를 공고히 하던 시기였다. 따라서 당시 등장한 환경보호담론이나 환경보호법은 그 순수한 의미보다는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김정일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이념적, 수단적 성격이 더 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한편 북한은 환경오염 관련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남북문제를 설명하면서, 자본주의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 있는 열대림과 같은 환경보호 대상을 파괴하고 그 책임을 개발도상국(발전도상국)에 전가하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즉, 개발도상국들은 환경 파괴에 대한 자금지원, 기술방조, 채무삭감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환경문제에서 ‘동등한 책임’을 운운하면서 환경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북한이 환경문제에서 자본주의국가에게 자금 및 기술 지원, 채무삭감 등 요구는 당위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환경문제 해결에 관한 북한의 이러한 인식은 북한이 선진 자본주의국가들과의 교류에 대한 정당성을 갖게 된다. 실제로 북한은 1980년대 말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 자본주의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였고, 1990년대부터는 유엔환경계획(UNEP) 참여, 국제환경협약 가입 등 국제사회와의 협조와 연대를 강화하고자 노력하였다.또한 북한은 환경보호사업에 과학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연구’의 한 논문에는 ‘현대과학기술은 환경보호부문의 발전을 추동하는 원동력’이라고 하면서 ‘환경과학과 환경기술, 환경보호의 일체화’를 말하고, ‘환경보호 전략 작성에 있어서 .... 현대과학기술에 의거하며 최대한 실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5월 11일에는 전국자연보호부문 과학기술발표회가 있었다. 이 발표회에는 전국의 산림, 식물, 원림, 토지, 환경, 동물, 수산자원, 지하자원보호부문 등에 관련한 300여건의 논문이 있었다고 한다.북한에서 환경보호사상과 환경보호시책들은 “인민대중중심의 주체사상을 구현 한 것”으로 설명되는 것처럼 초기에는 환경보호 보다는 체제선전이나 후계사업에 보다 방점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자연재해로부터 오는 피해, 환경오염으로 인해 자원의 효과적 이용에 대한 어려움 등 환경과 경제에 대한 상관관계에 입각하여 북한의 환경보호담론에서 이념적인 부분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환경보호산업에서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북한의 환경보호산업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참고문헌]로동신문 2017.08.03조선중앙통신 2017.05.11조선대백과사전 25, 백과사전출판사:평양. 2001허청수, “환경보호전략의 작성원칙”, 『경제연구』 2006-3김철구, “사회주의경제건설에서 환경영향평가의 본질과 특징” 『경제연구』 2011-3임철웅, “환경보호사업은 인민대중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의 본성적요구” 『경제연구』 2015-2김일건 “지하오수정화장의 결제적유리성과 그 건설에서 나서는 중요한문제” 『김일성종합대학학보(철학, 경제학)』 제62권 제3호 2016.김경남, “자연환경이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 『경제연구』 2006-3주간조선, “방북길서 막 돌아온 박경애 UBC 교수 인터뷰” 2017.08.21.차증수, “북한의 환경담론” 『도덕윤리과교육』 제49호 2015. 한상운, “최근 북한 환경법의 동향과 시사점”
북한의 제조업은 작년에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4.8% 성장한 것으로 한국은행 보고서는 추정하고 있다. 제조업은 대규모의 생산설비와 기계를 갖추고 생산원료의 원활한 공급, 생산공정의 끊임없는 개선 등이 필수적이다. 거기에 룡성기계련합기업소는 북한 최대의 산업설비 생산공장로서 큰 기여를 하고 있다.함경남도 함흥시에 위치한 룡성기계련합기업소는, 북한 기계공업성이 관장하고 있으며, 68.6만㎥ 부지에 광업, 전력, 화학, 전자 등 산업 각 부문에 필요한 대형기계 및 설비를 제작하여 공급하고 있다. 련합기업소라는 명칭 답게 산하에 선군주철공장, 함흥재봉기공장, 함흥발브공장, 함흥대형공작기계공장, 함흥공작기계공장, 함흥압축기공장, 금진강기계공장, 2월11일공장, 룡성기계탄광 등 여러 공장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지속적으로 설비를 확충 및 개선하는 등 현대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룡성기계련합기업소의 2012년 이후 현대화 주요 동향년월내용2011.3응축분리탑,수소정제탑을비롯한흥남가스화대상설비생산경판제작과철판다층말이용접2011.4지열수 이용한 건축물 냉난방 개발2011.12로력영웅칭호 수여2012.12.8비날론련합기업소의 현대화공사에 필요한 설비 제작2012.2흥남비료련합기업소 가스화 1계렬공정 설비 제작지원2012.1지열압축기,응축기,증발기와 공기조화장치 완성2015.5김정은 위원장, 룡성기계련합기업소 2월11일공장 현지지도2016.4김정은 위원장, 동흥산기계공장 현지지도2017.2원추형 파쇄 기본체생산2017.3북창화력발전련합기업소와 흥남비료련합기업소, 2.8비날론련합기업소, 동평양화력발전소들에 보내줄 대상설비 생산이러한 현대화 과정에 힘입어 이 기업소는 여러 산업분야에 설비를 지원하며 북한 제조업의 유지·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흥남비료련합기업소 가스화공정과 2.8비날론 확장공사에 발전 설비를 개발하였고, 대형 원심압축기를 비롯해 20여종의 설비를 순차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백두산선군청년 1호발전소 발전설비, 희천 2호발전소 설비를 생산하였다. 또 성진제강, 무산광산, 김책제철 등에도 관련 설비를 생산하여 지원하였다. 이처럼 룡성기계련합기업소는 화학, 전력, 광공업 등 북한의 산업 전분야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최근 북한 매체에 따르면 룡성기계련합기업소 당위원회를 비롯한 각급 당조직들이 따라앞서기, 따라배우기운동, 경험교환운동 등 다양한 형식과 방법을 동원해 혁신을 독려하였다. 북한의 테크노크라트들은 제조업 발전 및 경제성장에 있어서 룡성기계련합기업소의 중요도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7년 북한의 신년사에서 “기계공장들에서 현대화를 다그치고 (중략) 여러가지 성능 높은 기계설비들을 질적으로 생산보장하여야 합니다”라고 언급한 만큼 룡성기계련합기업소를 비롯하여 제조업 전분야에서 선순환이 가능한 ‘혁신’이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참고자료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결과(한국은행 보도자료, 2017.7)북한의 기업(산업연구원, 2014.12)대상설비생산에서 련일 혁신 룡성기계련합기업소에서(로동신문, 2017.8.5)성능좋은 기계설비들을 생산할 드높은 열의 기계공업성의 공장, 기업소들에서(로동신문, 2017.1.20)통일부 북한정보포털 지도정보
요즈음 북한 매체의 주요 키워드중 하나는 ‘만리마선구자대회’이다. 2017년 1월 2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올해 말 평양에서 ‘만리마선구자대회’를 소집한다는 보도문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대회의 목적과 성격은 ‘속도전’, ‘집단적 경쟁’, ‘과학기술’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속도전로동당 중앙위원회가 보도문에 밝힌 만리마선구자대회의 목적은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인민의 비상한 애국열의와 앙양된 투쟁 기세를 더욱 고조”시키는 것이다. 또한 대회 참가자들은 “만리마속도 창조”의 경험을 공유하고 향후 실천적 과제를 토의할 것이라고 한다. ‘만리마속도’는 2016년부터 북한 정부가 강조하는 것으로서, 김일성 시대 이래의 ‘천리마’보다 더욱 빠르게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자는 주장을 담은 구호이다. 즉, 만리마선구자대회는 2016년 진행된 70일 전투, 200일 전투와 마찬가지로 속도전의 일환임을 알 수 있다.집단적 경쟁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만리마선구자대회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신 북한 정부가 올 한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선두에서 특출한 성과와 혁혁한 위훈을 창조한 만리마기수”들에게 ‘만리마선구자’ 칭호를 부여하고 이들에게만 대회 참가 자격을 준다. 또한 각종 매체를 이용해 선구자 칭호를 받은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북한 정부는 이러한 방식으로 경쟁을 자극함으로써 혁신과 증산을 유도하고 경제 건설의 속도를 높이려 한다.실제로 북한 매체들은 2017년 4월 말부터 혁신과 증산의 모범사례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들 모범사례에는 연간 또는 상반년 계획을 이미 완수한 개별 노동자들도 포함되지만, 북한 매체들이 주로 부각시키는 대상은 ‘집단’이다. 즉, 북한 매체들은 첫 ‘만리마선구자작업반’ 칭호를 받은 검덕광업련합기업소 금골광산 4.5갱 고경찬소대를 필두로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 국가과학원 111호제작소, 원산구두공장, 수풍발전소,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득장지구탄광련합기업소 등 따라 배워야 할 “전형단위”들로 집중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보다 집단을 기본 단위로 한 혁신/증산/경쟁은 김정은 시대 들어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라, 북한 정부가 천리마작업반 운동을 시작한 1950년대 말 이래로 일관되게 추구해온 방식이다. 즉, 북한 특유의 ‘집단주의’와 경쟁운동을 결합하여 혁신과 증산이 소수에 국한되기보다 집단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것이다.과학기술북한 정부는 집단적 경쟁을 통한 속도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북한 매체들도 ‘전형단위’들의 성공 비결로 과학기술을 부각시킨다. 전형단위들이 놀라운 혁신적 성과를 만든 중요한 요인이 ‘과학기술에 의거한 자력자강’에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원산구두공장은 올 상반기에 수입에 의존하던 열용융접착제의 국산화, 자체 제작한 기계들에 기초한 여러 공정의 기계화 등에 성공했다. 그 결과 2016년에 비해 70%나 높은 올 생산계획의 상반년 계획을 5월 22일에 달성했다고 한다. 수풍발전소도 자체 연구개발 역량과 관련 연구기관들의 연계 속에 발전기 현대화에 필요한 장치와 프로그램들을 개발, 도입함으로써 6월 11일에 상반년 계획을 완수하고 7월 중순까지 6700만kWh이상의 전력을 증산했다. 득장지구탄광련합기업소가 6월 19일에 상반년 석탄생산계획을 105% 수행할 수 있었던 데에도 조직적인 과학기술 보급 사업의 결과 역량이 높아진 탄부들의 다양한 혁신안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이처럼 만리마선구자대회는 작업반, 직장, 공장, 기업소 등 다양한 집단들로 하여금 과학기술에 기초한 혁신과 증산을 빠른 속도로 달성하도록 유도하려는 대회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김정은 시대의 속도전과 과거의 그것의 차이가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70년대 중반에 일반화한 것으로 알려진 기존 속도전은 기본적으로 선전선동을 강화해 대중들의 열의를 높이는 ‘사상전’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와 달리 현재 북한 정부는 “현 시대는 발전된 과학기술의 힘에 기초해 속도전을 벌여야 하며,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월하다”고 주장한다.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만리마선구자대회는 과학기술과 속도전을 결합한 집단적 혁신/증산을 촉진하기 위해 제기된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 정부는 스스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2016-20) 수행에서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중요한 해’로 규정한 올해의 경제 목표 달성을 꾀하고 있다.참고문헌 『로동신문』 2015.3.4, 2017.4.20, 4.24, 5.4, 6.30, 7.10, 7.17, 7.19, 7. 2 등『조선중앙통신』 2017.1.26강호제, 『북한 과학기술 형성사 Ⅰ』 (선인, 2007), 제4장 천리마작업반운동
최근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주체철의 역사’를 방영하였다. 주체철 생산 기업중 하나가 북한 철강산업의 약 70%를 차지하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이하 ‘김철’)이다. 함경북도 청진시이 있는 북한 최대 제철소인 김철은 올해 상반기 인민경제계획 목표를 초과 달성한, 이른바 ‘만리마시대의 전형단위(전형적인 기업)’들 가운데 들었다. 김철은 지난 7월에 주체철 생산체계 확립의 핵심 공정인 산소열법 용광로 건설에 착수해서 당창건 기념일(10.10) 이전에 끝낸다는 계획으로 공사중이다.지난 3년간 북한 내각의 금속공업성은 위성과학자거리, 미래과학자거리, 여명거리 등 대규모 건설사업과 장비 개발에 필요한 철강재를 제때에 생산하여 공급하기 위해 북한의 5대 제철제강소(김철, 황철, 성강 등)의 생산 정상화에 주력하였다. ‘철강생산원가를 최대한 낮추고, 건설 현장에 더 많은 철강재를 생산 보장'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김철은 철강생산의 필수 연료인 코크스를 전부 수입에 의존하였으므로 코크스 없이는 철을 생산할 수 없는 구조이다. 북한 당국은 정권 초기부터 코크스 저사용의 다양한 철강생산 방안을 강구했으나 김철의 작업조건에 적합한 공법은 개발하지 못했다. 1990년대는 경제난으로 김철이 생산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금속공업성은 1992년에 김철 현장에 주체철직장을 건설해 국가 주도의 갈탄제철법 개발을 추진시켰다. 하지만 외화 부족과 당면한 생산으로 갈탄제철법은 실험적 연구에 그쳤다. 2002년 제조업 정상화의 대책으로 김철의 갈탄제철법, 즉 국내 석탄에 의한 용융환원공법 개발이 최우선 과제로 결정되었지만, 북한 정부의 자금 부족으로 미루는 등 오락가락한 정책으로 중단되다가 결국 성진제강연합의 용융환원공법 성공에 힘 업어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다.김철의 ‘용융환원공법’사용의 철강생산 구조는 기본 기술을 독일에서 채용한 것으로 1~2차 환원이 진행되는 수직 환원로와 용해가스화로 구성되었다. 원리는 수직 환원로에서 공업용 산소로 정광속의 철산화물을 금속철로 환원시키고 다시 용해로에서 연속적으로 녹여 선철을 얻어내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먼저 수직 환원로에 장입물을 투입하고 용해가스화로에서 나오는 환원성 가스를 공급해 해면철을 만든다. 95% 이상 1차 환원된 700~800℃의 해면철은 석탄과 같이 침강실을 통해 용해가스화로 유동층에 일정량을 투입하고 산소를 취입한다. 해면철은 유동층에서 최종 환원되면서 로 밑바닥에 쇳물과 슬래그가 고인다. 쇳물은 출선구로 뽑아내고 슬래그는 출재구로 내보낸다. 용해가스화로 유동층에서 발생한 환원성 가스(CO와 H₂=90~95%, H₂O와 CO₂=5~10%)는 열간 사이클론(북한어는 ‘회리통’)에서 분진을 정제해 장입물의 1차 환원이 이루어지는 수직 환원로에 다시 공급한다. 유동층에서 발생하는 환원성 가스는 선철 톤당 1,000~2,000m³으로 보통 고로에서 생겨난 가스 발열량의 1.5~2배로 되기 때문에 연료로 재활용하거나 화학공업용 원료로 사용할수 있다.이처럼 김철의 용융환원공법은 황철이나 성강보다 설비 사용이나 작업 행정이 복잡하지만, 대신 북한에 풍부한 갈탄이나 무연탄을 코크스 대신 사용 가능하며, 전력과 중유 사용을 줄이고 산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당장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 상황에서 철강 생산에 드는 막대한 전력을 다른 부문에 돌릴 수 있고 외화를 대폭 줄이므로 북한 입장에서는 철강산업의 자립화가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참고자료 조선중앙TV, 『세차게 몰아치는 김철의 주체철 열풍』, 2010년 10월 6일.조선중앙TV, 『자력자강의 승전 포성을』, 2017년 1월 25일. 조선중앙TV, 『주체철의 력사』, 2017년 7월 8일. 조선중앙TV, 『주체철의 력사』, 2017년 8월 8일.